LG의 집단 4번타자, 성공할 수 있을까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2.08 06: 46

2012시즌에도 LG는 집단 4번타자 체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LG 김기태 감독은 “우리 팀에 30홈런이 보장된 타자가 없다. 일단 4번 타자라면 장타를 날려야 하는데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30개나 치는 것은 쉽지 않다”며 “4번을 비롯한 클린업트리오를 상황에 맞게 구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LG는 페타지니가 있었던 2008, 2009시즌을 전후로 확실한 4번타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0시즌 조인성이 홈런 28개를 기록했지만 포수 포지션 특성상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이미 조인성은 2012시즌을 앞두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예전부터 LG에는 중장거리 좌타자는 많았지만 뛰어난 우타거포는 드물었다.

지난 시즌 LG타자들은 4번 자리에서 타율 3할5리를 기록했다. 타율은 8개 팀 중 3위지만 실속을 따져보면 하위권이었다. 4번타자 타점 70점으로 SK와 함께 밑에서 2위, 4번타자 홈런은 14개로 최하위였다.
페타지니가 있었던 2008, 2009시즌을 제외한 다섯 시즌을 돌아봐도 LG의 4번타자들은 2006시즌 외에는 꾸준히 3할 타율을 올렸지만 실속은 없었다. 박용택, 이병규(9번), 이진영 등 빼어난 좌타자들이 우타거포의 부재를 해결하려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2012시즌에는 우타자 정성훈과 함께 최동수도 상황에 따라 4번에 자리할 수 있다. 2년 전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병규(7번)가 완벽한 컨디션으로 풀시즌을 보낸다면 팀의 미래를 책임질 4번타자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올 시즌은 매 경기 상대 투수에 맞춰 라인업을 새로 짜야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이 관건이다. 2011시즌 LG는 득점권 상황에서 431타점을 올렸는데 이는 8개 구단 중 일곱 번째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득점권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726으로 7위였다. 4번 타자뿐이 아닌, 총체적으로도 기회를 살리는 능력이 부족했음을 알 수 있다.
조인성과 이택근이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LG에는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즐비하다.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한 타자들도 많기 때문에 의외에 선수가 4번에 자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타석에서의 자세다. 4번타자를 비롯한 모든 타자들이 개인 성적이 아닌 팀 전체를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난 시즌 LG는 4번 타자 자리에서 출루율 3할5푼3리, 득점권에선 2푼 낮은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LG가 올 시즌에는 4번타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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