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꽃미남 버리고 배우를 입다 [인터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2.08 07: 17

이 남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귀여운 웃음으로 엄마미소를 짓게 하더니 이제는 사람을 경건하게 만드는 재주가 생겼다.
천사 역할을 맡은 탓도 있겠지만 크고 맑은 눈을 하고 느린 듯한 말투로 자신의 얘기를 풀다가도 먼 곳을 응시하는 매력을 솔솔 풍긴다. 잠시 생각에 빠진 김범에겐 그만을 둘러싸고 있는 어떤 순수한 막 같은 것이 느껴졌다.
더 이상 예전의 꽃미남 김범이 아니었다. 성숙해진 외형만큼 뚜렷한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연기철학과 신념을 지키며 작품을 대하는 배우 김범을 마주했다. 외모와 연기력이 비례 하는 젊은 배우를 찾기 힘든 요즘 김범이 눈에 띄는 이유다.

이미지 변신만 하고 여전히 발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있는 반면 그는 그렇지 않다. 11kg을 빼며 외모에 큰 변화를 준 김범은 그에 상응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외모와 연기력이 비례하는 배우 김범이다.
무서운 연기성장,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를 통해 이뤄낼 수 있었다.
◆ 김범, 가스파르 울리엘을 말하다.
가스파르 울리엘,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배우다. 영화 ‘한니발 라이징’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쉽게 얼굴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가스파르 울리엘 얘기를 꺼낸 건 김범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닮은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우선 외모적인 부분이다. 날렵한 턱선과 오똑한 코, 얇은 입술, 무엇보다 곱상한 미모 이상의 마성과 순수가 공존하는 얼굴이 꽤 비슷하다.
“제가 봐도 닮은 것 같아요. 어머니가 얘기해주셨는데 어머니가 보시기에도 가스파르 울리엘과 닮았다고 하니까 닮은 것 같기도 해요.(웃음) 그래서 더 관심이 가요.”
두 번째 두 사람 모두 천사 역할을 했다. 김범은 ‘빠담빠담’에서 가스파르 울리엘은 영화 ‘빈트너스 럭’에서 실제 날개를 가지고 있는 천사로 나왔다.
“‘빈트너스 럭’을 정말 보고 싶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구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디를 전화 해봐도 구하지 못한다고 해서 스틸사진으로 봤는데 그 모습이 정말 특이했어요. 마치 다른 분장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 ‘빠담빠담’에서 국수와는 다른 느낌의 천사지만 화보를 찍을 때 그 콘셉트를 참고하기도 했어요.”
세 번째,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자신의 연기력을 쌓아 나아가는 모습 또한 닮아 있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에요. 로맨스를 하다가도 ‘한니발 라이징’에서 살인자가 되기도 하고 정말 좋은 배우인 것 같아요. 닮았다고 해서도 그렇지만 배우로서도 관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 김범, 배우 김범을 말하다
 
김범은 ‘빠담빠담’을 통해서 말 그대로 눈부신 연기 성장을 보여줬다. 김범을 보고 이젠 더 이상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생각나지는 않을 거다.
볼품없이 변해가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늘을 향해 울부짖고 수호천사로서 강칠(정우성)을 지켜주지 못하는 자신에게 보내는 자조 섞인 눈빛은 아직 23살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연기 내공이 느껴졌다.
“연기가 오랜만이라 그런지 ‘빠담빠담’ 팀이 특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감독과 작가, 배우들이 다들 주어진바 열심히 하고 회의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모습들이 작은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죠. 그래서 대본도 항상 보고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면서 관심을 가지는 등등 사소하지만 소중했던 감정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정우성도 김범이 연기력을 키우는데 상당히 일조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을 정우성이 한 방에 해결해줬다. 연기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노력, 후배를 향한 정우성의 애정, 김범이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현장에서 제가 고민을 하고 있는 신이 있으면 우성 형이 딱 알고 와서 조언을 해주세요. 집에서 몇 시간 대본을 보고 있는 것보다 오분, 십분 얘기해 주시는 게 저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몸을 쓰는 제스처나 감정들을 직접 알려주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데도 항상 후배들과 스태프들을 대하는 따뜻한 배려심, 매너가 정말 멋있었어요. 우성 형을 보고 ‘저런 선배가 되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김범, 그는 충분히 배우다운 길을 걷고 있다. 배우로서 하나의 명확한 이미지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는 한 가지에만 매달려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
“저의 신조는 이거에요.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자’. 과거에도 지켰고 지금도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 나갈 거에요.”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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