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패배였다. 하지만 배운 것이 많았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동계훈련이기에 패배에도 불만을 가질 필요 없었다.
지난 시즌 경남을 맡은 최진한 감독은 말 그대로 공부하는 지도자. 조광래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고 김귀화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쳤던 경남은 광역 연고 중 하나인 진주 출신의 최진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조광래 감독의 후광이 컸던 가운데 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자신의 팀으로 선수단을 만들었다. 주력 선수였던 윤빛가람이 떠나고 수비수인 김주영도 서울로 이적했지만 최진한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사이프러스 라르나카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최 감독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경남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비록 대어급 선수들의 영입은 없었지만 팀 플레이를 통해 도-시민 구단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다짐이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경남은 체코 1부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슬로반 리베렉과 연습 경기를 펼쳤다. 슬로반 리베렉은 현 체코 국가대표 2명과 세르비아-크로아티아의 청소년 대표팀 선수가 포함된 강팀.
전반 2골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조르단이 PK로 한 골을 만회했다. 이후 한 골을 더 내주며 1-3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시즌을 시작하기 전 펼친 훈련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또 슬로반 리베렉이 현재 리그를 치르고 있는 팀인 점을 감안하면 경남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경남은 선수단을 개편했다. 팀의 핵심이던 윤빛가람이 빠지고 새롭게 미드필드 진영을 구성했다. 강승조와 조재철 그리고 유호준이 상대에 따라 경험을 하게 된다. 미드필드 진영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올 시즌을 펼치는 것이 경남의 가장 중요한 전술이다.
또 최전방에서는 새롭게 브라질서 영입한 까이끼를 시작으로 조르단과 정대선 그리고 윤일록 등이 버티고 있다. 그러한 움직임에는 분명한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단계이나 최진한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선수들이 잘 소화하고 있다.
전지훈련에 돌입하면서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시점인 1주일이 지난 뒤 만난 상대가 가장 강력한 팀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러시아 1, 2부팀들과 체코, 루마니아 1부리그 팀들과 대결을 펼쳤다. 승승장구했지만 이번에 보약을 얻었다.
그러나 최진한 감독은 안타까워 하지 않았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선수단은 오히려 감독에 비해 더 불만족스러웠다. 최선참인 골키퍼 김병지(42)는 "우리의 원래 모습은 더 좋았는데 선수들의 훈련량이 늘어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지의 말처럼 분명 경남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무거운 것은 전날 해변에서 체력훈련을 하면서 얻은 결과. 김병지 본인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올 시즌 완전히 달라진 경남의 반전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다. 도-시민 구단의 반란을 원하는 경남의 모습은 변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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