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이제 외국의 팝 아티스트와 음악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K-POP” 관련 컨텐츠와의 결합이 확률 높은 성공의 지름길인 듯 하다. 국내 팝 음악시장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CF 배경 음악이나 인기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BGM등을 통해 대박 히트곡이 나왔었지만, 2011년 이후 위 분야에서도 가요의 초 강세로 인해 팝송의 시장 내 비중이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가 뚜렷했다.
그래서인지 몇 가지 기이한 현상들이 현재 국내 음악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 가요 마니아가 대부분인 10~20대 층이 그들이 좋아하는 국내 가수가 TV프로그램이나 공연장에서 커버해서 불렀던 팝송들을 찾아 듣게 되면서 뒤늦게 인기를 얻는 경우가 생겨났다. 두 번째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시대에 편승, 화제와 관심의 중심에 있는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노래한 팝 레퍼토리가 실시간 국내 팝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놀라운 결과가 벌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돌 가수와 K-POP이 해외 음악시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하자 이제는 오히려 해외 유명 가수는 물론이고 프로듀서•작곡가•안무가•공연연출자 등 세계적인 대중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우리 K-POP스타와의 작품 활동을 오히려 홍보 방안으로 활용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팝 앨범(음원)을 발매하는 음반회사들은 K-POP 아티스트와의 연관성을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및 홍보 방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바야흐로 ‘K-POP’ 컨텐츠가 국내 팝 음악 시장에서 인기의 당락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갖게 된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 소녀시대 ‘Mr. Taxi’ Remix한 DJ 스티브 아오키, 인기 뮤지션이 되다 -
빅뱅•2NE1•원더걸스•소녀시대 등 많은 K-POP 스타들의 세계무대에서의 활약상은 뉴스거리로 항상 넘쳐나고 있다. 국내 가수들의 해외 유명 음악들과의 작업 또한 빈번해지고 있는데, 가장 최근 예로 활동을 막 시작한 박재범•미료(브라운아이드걸스)등 기성 가수에서 신인 그룹 블락비에 이르기까지 팝 음악계 유명 작곡가•엔지니어 등과의 협업에 관한 홍보거리는 이제 보편 타당한 이야기가 돼버린 듯 하다. 오히려, 반대급부로 해외 음악인들이 우리 뮤지션과의 작업한 사실을 한국은 물론 전세계 팬들에게 널리 알리며 그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달 말일 “Wonderland”란 앨범을 국내 팬들에게 공개한 미국 출신 DJ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의 국내 인지도 급상승이 바로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 그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녀시대의 ‘Mr. Taxi’를 리믹스(Remix)했고, 일본에서 발표했었던 첫 번째 정규 음반의 리 패키지 “Girls` Generation - The Boys”에 바로 그 곡이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9일 국내에서도 이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사실 스티브 아오키는 일본계 미국 출신의 유명 DJ로 우리나라에서도 공연을 가질 정도로 클럽 음악 마니아들에게는 꽤 알려져 왔다.
그러나, 소녀시대의 곡 작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국내 음악 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선보인 스티브 아오키의 앨범 수록 곡 중 디지털 싱글로 우선 공개했던 ‘Livin’ My Love(feat. LMFAO & NERVO)’가 가온 차트 팝 부문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소녀시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이를 계기로 전세계 유명 DJ들이 주요 K-POP 아티스트들에게 리믹스를 위한 러브 콜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예상을 하게 된다.
- 히트 팝송 만들려면 오디션 참가자에게 물어봐! -
전세계 대중음악계를 군림하고 있는 아델(Adele)의 히트 곡 ‘Rolling In The Deep’이 국내에서 별 반응을 얻지 못하다가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커버 곡들이 TV를 통해 공개된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한바 있다. (1월 31일자 칼럼 참조)
작년 12월 4일 첫 방송 이후 매주 인기 상승 곡선을 달리고 있는 SBS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K-POP 스타”를 통해 팝 음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실력 있는 여성 출연자들의 참여가 다른 경쟁 프로그램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며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데, 참가자들의 오디션 곡으로 가요 보다 팝송이 상대적으로 많이 선곡된 것이 무엇보다 팝 음악 인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미쉘과 박지민등 4명으로 구성되었던 수펄스는 예선에서 ‘Fame’을 불러 현재까지 동영상조회수 2백 2십만 건을 상회, 프로그램과 그 노래의 인기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 또한, ‘Halo’•’Work It Out’를 비롯 비욘세(Beyonce)의 여러 노래가 다시 차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레이첼 야마가타(Rachel Yamagata)의 ‘Be Be Your Love’와 픽시 롯(Pixie Lott)의 ‘Mama Do (Uh Oh, Uh Oh)’는 지난 5일 방송 분에서 참가자들이 노래하는 장면이 나간 후 이번 주 주요 음원 차트의 팝 부문 5위권 내에 랭크 되는 등 때 아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브루노 마스(Bruno Mars)•마룬 파이브(Maroon 5)등 인기 남성 아티스트들의 히트 곡 역시 여성 뮤지션들에게는 못 미치지만 차트 상에서 나름 상승 그래프를 계속 그리고 있는 중이다.
생방송에 진출한 “K-POP 스타” 최종 예선전이 방송될 남은 2월 3주 동안 얼마나 많은 팝송이 인기를 얻게 될지 남은 18명의 오디션 경합자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 K-POP, 국내 팝 음악 시장에 활력을 주다 -
비록, 팝 차트 1위 곡이 가요까지 합한 종합 순위에서는 2~30위권에 머무르는 수준이지만 ‘K-POP’ 아티스트•TV프로그램 등 관련 컨텐츠와의 결합은 팝 음악에 관심이 없던 젊은 층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이끌어 내고 있다.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던 팝 음악•팝 스타에 대한 동경은 어느 새 희미해지고, 이제는 국내 팝 음악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존재로써 “K-POP”이 그 첨병 역할을 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