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 참가 중인 LG 트윈스 내야수 서동욱(28)은 바쁘다. 반짝 활약은 없다. 지난해의 활약을 발판삼아 한 단계 도약하며 핵심 선수로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
경기고 시절 거포 내야수로 각광을 받았던 서동욱은 2003년 프로 데뷔 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기만성'이라는 고사성어처럼 그는 뒤늦게 성공의 꽃을 피웠다. 지난해 그는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았던 LG에서 1인 다역을 소화했다. 방망이 또한 타율 2할6푼7리(303타수 81안타) 7홈런 37타점 42득점 7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8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서동욱은 "돌이켜 보면 개인 성적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운이 좋은 편이었다"고 자신을 낮춘 뒤 ""올해 보여줘야 한다. 당연히 보여줘야 한다"고 올 시즌 맹활약을 다짐했다. 지난해의 경험이 큰 자신이 될 듯. 서동욱은 "경기에 많이 나간 덕분에 경험도 많아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 훈련 방법 또한 정립이 됐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스위치 히터인 서동욱은 우완 투수와의 상대 전적에서는 3할5리의 고타율을 기록했으나 좌완 투수에 9푼7리에 그쳤다. '타격지도의 달인' 김무관 LG 타격 코치는 "좌우 타석에서 스윙 궤도 다르다. 그리고 좌타석에서 스윙이 크고 몸이 앞으로 나간다. 그러다 보니 체격 조건이 좋지만 제대로 힘을 싣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서동욱은 "코치님께서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쳐주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양쪽 타석 모두 한다는게 쉬운 건 아니다. 지난해 왼손 타석에서는 어느 정도 나만의 무언가를 정립했는데 오른손은 아직 부족하다. 팀에서도 오른손 타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둘 다 할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지금껏 야구하면서 3분의 2 이상 오른손을 썼는데 욕심 한 번 내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동욱은 올 시즌 2루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는 "포지션보다 경기에 나간다는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서동욱은 장점이 아주 많은 선수"라는 김 코치의 극찬처럼 올 시즌 한층 무서운 타자로 잠실벌을 누빌 듯 하다.
what@osen.co.kr
이시카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