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NC-경찰청' 연쇄 이동 오정복 "NC, 내겐 기회의 땅"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08 16: 17

"고향으로 돌아 가는데 프랜차이즈가 돼야죠".
7일 벽제 경찰야구단에서 만난 오정복(26)은 삼성 시절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원래 짧은 스포츠형 머리를 유지했기에 경찰청 옷만 갈아입은 듯했다. 예의 그 장난기 있어보이는 눈도 그대로였지만, 야구 이야기를 꺼낼 때엔 예전 악바리 근성이 그대로 보였다. 그는 "군사훈련을 받고 하다보니 오랜만에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못 따라갈 것 처럼 힘들지만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0년 오정복은 화려하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오정복은 8회 동점포, 연장 10회 역전포를 연이어 터트리며 팀 승리를 가져왔다. 이후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오정복은 100경기 출장 타율 2할7푼1리(221타수 60안타) 7홈런 36타점 39득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강봉규의 부진으로 생긴 빈 자리를 놓치지 않은 오정복은 외야 한 자리를 꿰차며 삼성 외야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랬던 오정복에 암운이 드리운 건 2010년 포스트시즌. 자체 청백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한 오정복은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발목 부상으로 몇 달을 쉬다보니 부상 복귀후에도 팀 훈련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 여파는 시즌까지 이어졌다. 결국 오정복은 2011년 24경기 출장 타율 1할9푼2리(26타수 5안타) 3타점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겼다. 오정복은 "당시 운동을 많이 못 했다. 2010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입었던 부상 탓이 컸다. 스스로 자신감이 없어지며 쫓기는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오정복의 야구인생에 전환점이 된 일은 바로 2차 드래프트다. NC 다이노스에 선수를 수급하고 선수들의 출장기회 보장을 위해 신설된 제도에서 오정복은 NC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기게 됐다. "NC로 가게 된 것은 새로운 시작이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한 오정복은 "삼성 2군 구장에서 아이패드로 (이적을)확인했다. 다들 주위에서 잘 됐다고 축하 해줬고 나 역시 반가웠다"고 떠올렸다. 배영섭, 정형식 등 포지션 경쟁자가 계속 나타나는 상황에서 NC는 오정복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용마고 출신인 오정복의 고향 팀이라 향후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삼성을 떠나는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오정복은 "NC행이 결정되었을 때는 잘 됐다는 생각이 들더니, 그날 밤 자려고 누워보니 아쉬움이 파도처럼 밀려 오더라. 어쨌든 삼성은 최고의 팀 아닌가. 야구만 잘 한다면 선수로서 받는 대우가 최고다. 또 동료와 코치님들과 떨어진다는 것도 아쉬웠다. 무엇보다 데뷔를 한 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나가는 게 걸렸다"고 말했다.
오정복은 경찰청에서 자신이 특히 강했던 장원준을 만났다. 2010년 장원준을 상대로 오정복은 타율 5할 2홈런 5타점으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오정복은 극도의 부진 속에서도 장원준이 선발 등판한 날 '표적 선발'로 출전,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날 올린 3타점이 2011년 오정복이 올린 타점의 전부였다. 군대 동기긴 하지만 장원준은 오정복에게 야구 선배. "혹시라도 어렵게 대할까 걱정도 했다"고 고백한 오정복은 "다행히 원준 형이 먼저 다가 와 줬다.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고 소개했다.
오정복의 2년동안 목표는 소속팀 경찰청의 우승이다. 그리고 군 복무를 하며 설정한 지상과제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2014년 제대할 때는 소속팀 NC가 1군 무대에 속해 있기에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자기발전이 필요한 것을 알고 있다. 오정복은 "투수들의 공을 이기려면 무조건 힘을 키워야 한다. 배트 스피드, 주력, 강력한 송구 등 외야수가 갖춰야 할 덕목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기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주력을 다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년 뒤 'NC의 주전 외야수'를 꿈꾸는 오정복의 야구인생 '2막'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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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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