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에는 나도 또 다른 대처법을 연구해야 할 지 모른다. 첫 시즌이 아니니까”.
충분한 변수도 많은 시즌이다. 그만큼 재계약을 맺고 2년 째 뛰는 외국인 투수는 보다 신중한 자세로 2012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시즌 15승을 올리며 원투펀치 한 축으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31.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을 맞는 자세를 이야기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2위)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최고 외국인 투수의 활약을 선보인 동시에 16승을 올린 김선우(35)와 함께 대표 선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187이닝을 소화하며 LG의 벤자민 주키치(187⅔이닝)에 이어 8개 구단 전체 투수들 중 2위를 차지했으며 야구 외적으로도 국내 투수들에게 배울 점을 많이 보여준 ‘효자 외국인 투수’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서도 니퍼트는 휴식일을 맞아 투-포수조에 크게 소고기를 대접했고 조만간 야수조에도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선우는 니퍼트에 대해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 자체에 감동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서히 실전 피칭을 앞두고 페이스를 올리는 중인 니퍼트에게 올 시즌 초반 한국 타자들을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질문했다. 지난해 니퍼트에게 호되게 당했던 상대 타자들이 그에 대한 공략법을 연구하는 데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 온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은 분명 니퍼트에게도 경계대상이다.
“한 시즌을 보냈으나 분명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이 될 것이다. 파울 커트 등에 능하고 컨택 능력이 좋은 한국 타자들인 만큼 다시 내 공을 접했을 때 또 다른 방법으로 달려들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리그에서 돌아온 거포들도 경계해야 한다”.
뒤이어 니퍼트는 “시즌 초 몇 경기 정도는 나 또한 타자들이 어떻게 나오는 지 보면서 경기 후 스스로도 연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초반이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변화상이 더 많을 사람을 연구해야 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사실 203cm의 최장신에 타점도 높아 마운드 높이까지 감안, ‘2층에서 던지는 효과’를 주는 니퍼트라 큰 약점이 노출되지 않는다면 상대 타자들도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그럼에도 니퍼트는 ‘내게도 올 시즌 초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충분히 각오하고 있다는 신중한 태도를 비췄다. 지난 시즌 중에도 니퍼트는 “한국 야구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재미있는 무대”라며 자신이 뛰고 있는 다른 나라 리그에 대해 존중했다.
그러나 니퍼트는 제 기량에 대한 자신감도 확실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전체를 놓고 질문했을 때 ‘그래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은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비췄다. “팀 순위 상승을 돕고 나는 지난 시즌과 비슷하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니퍼트는 밝게 웃었다.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에 대해 “윤석민(KIA), 류현진(한화) 급 에이스라고 생각한다”라며 무한신뢰를 비췄다. 팀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의 자리를 향해 뛰는 니퍼트가 2012시즌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전도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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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