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로, 잉글랜드 대표 감독직 전격 사임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2.09 07: 54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유로2012 본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인종차별 벌언으로 법정에 서게 된 존 테리(32, 첼시)의 대표팀 주장직 박탈 문제로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대립각을 세웠던 카펠로 감독은 끝내 '사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2008년 팀을 맡은 지 정확히 4년 만에 잉글랜드를 떠나게 됐다.
영국의 BBC는 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데이빗 번스타인 FA 회장과 웸블리에서 긴급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이를 FA가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FA 또한 공식 성명서에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잉글랜드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이번 회동은 존 테리의 주장직 박탈을 의결한 FA의 결정과 카펠로 감독이 이탈리아 TV방송에서 말한 답변, 이 2가지 사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1시간 넘게 진행된 만남에서 카펠로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우리 역시 그것이 옳은 결정이라는 데 동의했다. 사임이 즉각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곧바로 잉글랜드 감독직을 떠날 것이다.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발표하며 카펠로 감독의 사임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카펠로 감독 역시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 "존 테리의 문제를 놓고 FA는 나를 모욕했고 나의 권위에 상처를 입혔다"고 성토한 뒤 "선수 선발 등 선을 넘어선 행위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다. 그것이 내가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며 잉글랜드축구협회를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FA는 이번 일과 관련해 번스타인 회장과 클럽 매니지먼트 팀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어떠한 논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펠로 감독은 존 테리의 주장직 박탈이 FA 이사회에서 공식 의결되자 자국 이탈리아 TV방송에 출연해 "누구든지 법정에서 유죄가 증명되기 전까지 제3자에게 징계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그것은 당연한 권리이기에 공식적인 판결이 나올 때까지 존 테리 역시 잉글랜드 주장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 FA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카펠로 감독은 2008년 2월 삼사자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4년 만에 잉글랜드를 떠나게 됐고, 잉글랜드 역시 유로2012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선장을 잃어버리는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차기 감독 후보로는 해리 레드냅 토튼햄 핫스퍼 감독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거스 히딩크 전 터키대표팀 감독과 스튜어트 피어스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 그리고 선덜랜드의 마틴 오닐 감독 등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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