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로 국내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Mnet이 새로운 포맷의 서바이벌 '보이스 코리아'를 선보인다.
가수 신승훈 강타 백지영 길(리쌍)까지 화려한 코치진을 전면에 내세운 '보이스 코리아'는 "목소리만으로 참가자들의 가능성을 평가한다"는 전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보이스 코리아'는 지난 2010년 네덜란드에서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오브 홀랜드(The Voice of Holland)', 지난해 NBC에서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마룬 파이브 보컬 아담 리바인, 프로듀서 씨로 그린, 미국 컨트리 음악의 히트메이커 브레이크 쉘튼이 코치로 참여한 가운데 방영된 '더 보이스'의 포맷을 Mnet이 구입해 제작하는 오리지널 한국 버전이다. 유럽, 미국에서 얻은 높은 인기를 업고 국내 브라운관까지 진출하는 '보이스 코리아'는 유명세만큼이나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려도 잇따른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Mnet '슈퍼스타K', KBS 2TV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예능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채널에서 방송 중인 '슈퍼스타K'의 경우 각종 이슈들을 만들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어 두 프로그램 간 차별화 전략이 '보이스코리아' 성공의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슈퍼스타K'에 이어 '보이스코리아'을 맡은 CJ E&M 김기웅 CP와 '보이스 코리아'와 '슈퍼스타K'의 차이점 세 가지를 꼽아보았다.
"독설은 없다"
가수 신승훈은 지난 7일 진행된 '보이스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매뉴얼 가장 위에 써있는 말이 ‘독설은 없다'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다"고 새로워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웅 CP는 "매뉴얼 포맷을 사오다 보니 그 쪽에서 바이블이라는 것을 받았다. 일종의 규칙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본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또 참가자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충분히 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승훈 백지영 길 강타는 참가자들을 '세미프로'라고 부른다. 가르칠 것을 찾기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편이 빠르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들은 "깎아내리고 꼬집어내는 일에 서툴다"고 자칭한 코치진은 "가요계 선배로서 애정을 담아 위로하고 응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그야말로 세미프로가 모인 '보이스 코리아'는 첫 오디션부터 힘을 바짝 들였다.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피아노 반주 또는 생음악으로 심사를 받는데 반해 '보이스 코리아'는 밴드 반주를 제공한다.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밴드와 네 번에 걸쳐 호흡을 맞췄다. 김기웅 CP는 ‘떨어진다’는 말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들이 들어보면 알겠지만 떨어졌다는 단어를 사용하기 힘든 실력들이다. 다 잘하는 사람 중에 몇 명이 뽑혔다는 개념이지 탈락이나 떨어졌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첫인상은 목소리다"
김기웅 CP는 시청자들에게 "눈을 감고 TV를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한껏 치장하고 오디션장에 입장하는 여타의 도전자들과는 달리 '보이스코리아'를 찾는 이들은 목소리 하나만 믿고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코치진들이 등을 돌리고 목소리만으로 자신의 팀원을 찾아가듯이 시청자들도 응원을 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찾길 권했다. 이 점이 '슈퍼스타K'와 확연히 다르다. 키, 얼굴, 몸매 하다못해 머리카락 색까지 '슈퍼스타K'의 시청자들은 도전자의 목소리와 함께 다른 여러 가지 자극을 받아들인다. 그 후 호감을 갖고 응원하고자 하는 참가자를 선별해 낸다. '보이스 코리아'는 그렇지 않다. 오로지 목소리만이 첫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
"예능이 아닌 음악이다"
길은 '보이스 코리아' 기자 간담회에 선글래스를 착용하고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길은 "리쌍은 예능을 할 때는 선글래스를 끼지 않지만 무대에 올라갈 때는 선글래스를 낀다"며 '보이스 코리아'의 의미를 되짚었다. 길은 '보이스 코리아'에서 그룹 리쌍의 길로 소개된다. '보이스 코리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김기웅 CP는 " '보이스 코리아'에서 신경 쓰는 부분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음악 프로그램으로 분류되길 원한다. 음향에 제작비를 아끼지 않고 투자한 이유다"고 전했다.
김기웅 CP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엠넷은 계속 오디션을 만들 것이다"며 "재능 있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이들이 다양한 재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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