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한계는 누가 정해주는 게 아니다".
부산 KT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가드 문제로 고민이 많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 감독이 야심차게 주전 포인트가드로 내민 양우섭(27·185cm)이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쉬움의 이유다.
최근에는 양우섭의 출전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베테랑 표명일이 더 많은 시간을 나오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여름부터 양우섭 위주로 모든 패턴을 준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노력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만족하며 멋이나 내려하더라. 지금 벌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노력의 한계는 누가 정해주는 게 아니다. 끝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농구는 타고나는 게 크다. 김승현을 보더라도 그렇다. 오래 쉬었는데도 잘하지 않나.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더 노력해야 한다. 특히 포인트가드라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명지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KT에 지명된 양우섭은 전형적인 노력형·선수로 손꼽힌다. 프로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1년간 피나는 재활을 벌이기도 했다. 남다른 성실성이 전감독의 눈에 띈 케이스였다. 그런 양우섭이기에 전 감독은 불만의 크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울산 모비스 양동근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득점을 많이 하면 좋은 가드인 줄 알고 있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라면 팀 동료를 먼저 살리고 경기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 양동근이 최고인 이유다. 양동근은 동료도 살리고, 자기할 것도 한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서도 부지런히 뛰어다닌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양우섭은 13분31초 동안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 후 전 감독은 "(선수들의) 잔기술이 부족하다. 골밑 미스매치 상황도 패스웍이 부족하니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시야가 좁고 경기운영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전 감독은 "지금 양우섭은 잘하는 선수가 되느냐, 그저 그런 선수가 되느냐 사이에 있다"고 했다. 최고참 표명일을 빼면 마땅한 포인트가드 자원이 없는 KT로서는 노력파 양우섭의 각성만이 아마 최상의 시나리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