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마지막 촬영지 공개, 꼭 필요했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2.09 16: 05

[OSEN 취재석] '1박2일'이 퇴장까지 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오는 26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나영석 선장의 '1박2일'이 10일 마지막 녹화를 앞두고 구체적인 촬영 장소와 콘셉트 등에 대한 정보가 떠돌아 곤욕스러워 하는 중이다.
9일 오전 한 매체가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의 마지막 촬영지가 전북 정읍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들이 앞다퉈 오프닝과 클로징 촬영지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5년여 간 시청자들의 무한 애정을 받아왔던 프로그램인 만큼 그 마지막 모습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취재진 사이에서도 '1박2일' 종영은 그 어느 것보다 핫(Hot)한 뉴스거리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촬영을 단 하루 앞둔 오늘(9일), 심사숙고해 결정한 촬영지와 콘셉트 등에 대한 앞선 보도, 그리고 추측성 기사들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다소 맥이 풀린 모습이다. 제작진 한 관계자는 9일 오후 OSEN에 "촬영지가 공개되다니.. 미치겠다"는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언론의 과도한 관심도 부담이겠지만 더 큰 문제는 혹여 촬영지에서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이나 예상하지 않았던 문제들 때문이다.

실제로 '1박2일'의 촬영지에 대한 소식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네티즌은 "정읍이라면 가깝다. 무작정 찾아가면 볼 수 있겠나", "대천 해수욕장 놀러가야겠다. 멤버들 볼 수 있겠네!", "우리 동네인데.. 몇시에 오세요? 구경하러 갈게요!" 등과 같은 댓글을 올리며 벌써부터 '1박2일'의 방문을 고대하는 모습이다.
'1박2일'이 인기가 많은데다 나영석 PD와 현 멤버 5인이 뭉친 마지막 그림이라는 점을 감안 할때 10일 촬영에는 정보를 접한 구경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많다. 그간의 촬영을 되돌아봐도 베이스캠프 인근 주민들이 몰려나와 환대하고 종일 구경을 하던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지간한 구경꾼들이야 문제가 되지는 않을테다. 하지만 마지막 촬영이란 사실과 촬영 전부터 구체적인 지명이 공개된 것으로 보아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거나 이로 인한 돌발 상황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촬영 지연, 안전 사고 등이 우려되는 케이스다.
더욱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그간 고생한 나영석 PD 등과 멤버 5명의 조촐하고 정다운 자리를 준비했던 제작진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취재진은 물론 외부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촬영지 공개 탓에 제작진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외 변수들을 맞닥뜨릴 각오를 해야만 하게 됐다. 그저 마지막까지 온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만 혼신의 힘을 쏟고 싶었던 '1박2일' 식구들의 바람이 한풀 꺾였을까 우려된다.
발빠른 보도도 좋고, 재미있는 뉴스도 좋지만 굳이 마지막 촬영지까지 언급하며 이들의 아름다운 퇴장에 부담을 안겼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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