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캠프 식단,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맛' 호평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10 10: 31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맛이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 몸이 재산인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영양 섭취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한 시즌의 농사를 짓는 스프링캠프 현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머나 먼 이국 낯선 땅에서 얼마나 잘 먹을 수 있느냐는 매해 프로야구 운영팀이 고민하는 최대 이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2012년 봄 한화는 참 잘 먹고 있다. 애리조나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는 아침·점심·저녁으로 삼시세끼를 한국 음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선수단이 숙소로 쓰는 더블힐튼 호텔에 한국인 주방장 2명이 파견돼 선수단에 최상의 한국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덕분이다.

석장현 한화 운영팀 과장은 "현지에서 한국 식당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주방장 전용 한국 음식 제공이 필요했다"며 "정승진 사장님이 선수단 지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셔서 주방장을 두 분이나 파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리조트에서 조리장으로 근무한 신석우(71) 주방장에 고제윤(45) 주방장이 선수단 음식을 책임지고 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호텔 측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식자재가 한국 음식과 잘맞지 않았다. 하지만 호텔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현지 식자재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요청했다. 기본적인 재료에 고추장·된장·간장 등 한국식 소스를 버무렸다. 현지에서 구입한 대형 버너를 통해 불의 강도를 높여 '한국인의 맛'을 더했다.
주방장들이 호텔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단의 멀리 이동할 필요도 없다. 밥 먹을 때가 되면 알아서 식당으로 가면 된다.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며 한국식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편리와 입맛을 모두 충족한다. 한대화 감독도 "멀리 갈 필요가 없으니 편한 부분이 있다"고 만족한다.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도 좋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 달이 넘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선수들의 입맛이 질릴수도 있다. 이에 구단에서는 선수들이 훈련 중 먹는 점심은 인근 한식당에서 분식·간식 위주 식단을 짰고, 휴식일 전날에는 한식당을 잡아 단체 외식을 하기도 한다. 석장현 과장은 "선수들이 계속 같은 식단의 음식만 먹으면 질릴 수 있다. 다양한 음식으로 선수들 입맛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먼곳에서 한국 음식을 마음껏 먹으니 절로 힘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 중에도 곳곳에서 파이팅이 넘친다. 뱃속을 든든히 채우는 '한국의 맛'을 애리조나 투산에서도 생생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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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윤-신석우 주방장(왼쪽부터).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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