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지명 출신 주장' 강승조, "나와 경남 모두 중요한 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2.10 07: 49

"번외지명 출신 선수라고 부끄럽지 않습니다".
'젊은 경남' 을 모토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경남 FC의 주장은 강승조(27). 지난해 중반 전북에서 경남으로 트레이드된 강승조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최진한 감독은 그를 주장으로 임명하며 책임감까지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2008년 부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강승조는 2010년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 그는 29경기에 나서 5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모두 나설 수 있는 강승조는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전반기 4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경남으로 옮긴 그는 윤빛가람(성남)의 파트너로 낙점 받았다. 강승조는 경남에서 9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강승조의 장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성실함.
최진한 감독이 주장 선임을 놓고 고참들과 상의 끝에 내린 결론은 성실한 강승조였다.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실성 만큼은 누구에게나 인정 받은 것.
강승조는 "축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됐다.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주장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나부터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게 된다. 그렇게 노력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선수단 전체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감독님께서도 경기에 대해 별로 말하지 않으신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라면서 "하지만 성실하게 노력하라는 말씀은 많이 하신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장인 그가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말하는 것은 "불만을 감수하자".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겠지만 팀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자는 말. 화려한 선수 구성이 아니기에 조직력이 중요한 경남의 사정에 가장 적당한 이야기.
어느덧 주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강승조의 축구 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17세 이하와 19세 이하 대표팀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프로에 겨우 입단했다. 박희도(서울)와 이범영을 1-2순위로 지명했던 부산은 번외지명서 강승조를 유일하게 뽑았다. 가능성만을 믿은 것. 대학(단국대)을 졸업하고 겨우 얻은 기회였기에 기뻤다.
물론 프로에서도 많이 고생했다. 입단 선배이지만 동갑내기 친구들인 김창수(부산), 이승현(전북)에게 도움을 받았다. 프로로 포기하려던 것을 잡아준 친구들 덕으로 그는 서서히 자신의 기량을 인정 받았다.
또 축구를 하면서 만난 하대성(서울)과도 친한 사이. 강승조는 "(김)창수와 (하)대성이가 주장이 됐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 출발이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비슷한 것이 아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외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것도 주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도민구단 경남은 번외지명으로 많은 선수를 뽑기 때문. 그는 "신인급 선수들에게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한다. 내가 잘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입단할 때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잘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고향팀에 입단했던 그는 고생한 어머니가 경기장을 찾아올 때가 가장 기뻤다. 경남으로 이적하면서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는 항상 어머니가 자리하고 있다. 강승조는 "전지훈련 기간에 어깨 수술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축구하는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더 힘이 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내리사랑을 허투루 받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전북 시절 인연을 맺었던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도 다짐을 내놨다. 그는 "경남으로 트레이드될 때 최  감독님께서 '왜 나를 버리고 가느냐'고 농담을 하셨다. 이제는 대표팀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내 개인적인 능력과 팀 성적이 올라간다면 분명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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