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간절하다.
한화는 지난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힘입어 시즌 일약 4강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만 30세의 전성기에 있는 김태균이 돌아온 게 큰 힘이다. 지난 2년간 4번타자로 활약한 최진행도 이제 부담을 덜고 훨훨 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러나 여전히 코칭스태프는 '스나이퍼' 장성호(35)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결국 우리팀의 키는 장성호다. 장성호가 살아야 우리 타선이 정말 강해진다. 장성호말고는 3번 타순을 칠 만한 타자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종두 수석코치도 "장성호가 살아나야 팀 타선에 짜임새가 생긴다. 장성호만 살아나면 딱 좋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김태균도 "나와 진행이 뿐만 아니라 성호형도 잘해야 모두가 살아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만큼 장성호의 역할이 크다는 뜻이다.

장성호는 지난해 12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현재 사이판에서 재활 단계에 있다. 재작년 10월 오른쪽 어깨수술을 받은데 이어 2년에 걸쳐 양 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3년 연속 스프링캠프 참가도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태균이 돌아오고 최진행이 뒷받침하게 됨에 따라 한화는 강력한 4~5번 타순을 구축하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3번 타순이 비어있다. 지난해 3번타자 장성호가 전성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 몫을 해줘야 중심타선이 살아난다. 장성호 특유의 선구안과 정확한 타격으로 김태균과 최진행에 찬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성호는 지난해 후반기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116경기에서 타율 2할2푼4리 8홈런 37타점에 그쳤다. 그런데도 리그 전체 두 번째로 많은 81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출루율은 3할7푼9리는 리그 전체 10위이자 팀 내에서는 최진행(0.380) 다음으로 높은 기록이었다. 비록 득점권에서 타율 2할3푼2리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김태균 앞에 자주 출루만 해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장성호 스스로도 절박한 마음으로 준비중이다. 그래서 트레이드마크인 외다리 타법도 버렸다. 다리를 조금 들거나 아예 들지 않는 식으로 바꾼다. "직구 대응은 괜찮은데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과 체인지업에 많이 속았다. 더 이상 변화구에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른쪽 다리를 잡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대화 감독은 장성호가 간절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마음도 없지 않다. "캠프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이 걱정 된다"는 게 한 감독의 우려. 하지만 장성호는 캠프에서 재활과 함께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지난 2년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심산이다. 스스로도 올해까지 부활하지 못하면 힘들다는 걸 잘 안다. 배수의 진을 친 장성호가 살아나야 한화도 진짜로 강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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