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 "가족들을 위해 야구 잘 하는게 최선책"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2.10 09: 17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야구 못하면 아빠로서 부끄럽잖아".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채태인(30)이 마음을 다잡았다. 아내 김잔디 씨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빈, 예준 등 가족들을 위해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명도 '우리 가족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을거야' 라고 바꿨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은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고질적인 뇌진탕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타율 2할2푼(182타수 40안타) 5홈런 28타점 25득점에 불과했다. 커다란 눈망울에서 알 수 있듯 한없이 여린 그이기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겨울 '국민타자' 이승엽의 복귀는 그의 마음을 다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처음에는 승엽이형이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도 최고의 연봉을 받았던 선수였고 국내에서는 '국민타자'라고 불릴 만큼 더 이상 표현할 무엇이 없는 최고의 타자였으니까. 일반 타자들과는 레벨 자체가 다르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것을 해주기 위해서는 야구 밖에 없었다. 야구만 잘 하면 모든게 해결이 되더라". 삼성 코칭스태프 내부에서도 "채태인의 훈련 태도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삼성 라이온즈의 대표 타자로 자리잡은 최형우(29, 외야수)의 성장 또한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끈 주역으로서 같은 출발선상에 섰지만 지금은 다르다. 채태인 역시 "후배지만 나보다 한참 위에 있다. 나는 실력도 모자랐고 노력도 부족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최형우의 활약을 지켜봤던 채태인은 "나도 형우처럼 상 많이 받고 싶고 시상식 수상 소감 때 아내와 두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대로 머무를 순 없다. 채태인은 "전훈 캠프 때 김성래 수석 코치님과 김한수 타격 코치님께서 '네 실력으로는 충분히 홈런왕에 도전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게 큰 힘이 됐다. 예전처럼 삐딱하게 하지 않고 진짜 제대로 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승엽과 함께 훈련하면서 배우는게 많다. "맨 처음에는 몰랐는데 승엽이형을 치는 걸 보니까 스윙 각도가 되게 좋더라. 밀어치고 힘조절이 역시 남다르다". 채태인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타격 자세를 교정 중이다. 현재로선 만족할 수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연습 경기를 통해 단점을 보완하면서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 만년 기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최형우의 전철을 밟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what@osen.co.kr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