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그의 얼굴에서 페이소스를 읽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2.10 07: 52

 단순 무식한 캐릭터 춘섭을 연기한 박용우. 그는 영화 ‘파파’에서 마냥 웃기지만은 않다. 웃음 속에서도 드러나는 따뜻한 부성애로 관객들에게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파파’에서 도망간 톱스타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매니저 춘섭은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 여자와 결혼한다. 결혼하자마자 사고로 죽은 그녀의 다국적 6남매의 아버지가 된다.
춘섭과 컬러풀한 6남매가 가족이 되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단지 필요에 의해 결혼을 했을 뿐 진지한 만남을 가진 다음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려본 인물이 아니다. 이에 아이들을 대하는 춘섭의 행동은 무심하고 서툴기만 하다.

부성애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춘섭은 직설적이고 이기적이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과 융화되면서 가족으로서의 책임감과 눈물을 보인다.
극중 박용우가 아빠가 돼가는 과정에서 페이소스를 서서히 드러내며 관객들도 모르는 새 눈물이 맺히게 만든다.
박용우는 코미디 장르로 분류되는 ‘파파’에서 그냥 웃기기만 한 보통의 코미디가 아니라 코믹함 속에서 진지한 면모를 보여준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진정으로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춘섭이 나중에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가족을 지키려고 한다. 마치 우리네 부모님을 보는 듯 하다. 
관객에게 페이소스를 주려면 극중 인물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일치, 몰입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고 관객에게 페이소스를 줬다면 배우로서는 최고의 희열이다. 이에 웬만한 배우에게 주어지는 수식어가 아니다. 박용우를 말할 때 페이소스를 빼놓고는 그를 설명할 수 없다.
박용우, 앞으로도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슬픈, 삶의 페이소스를 머금은 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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