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모드' LG, 주전 무한경쟁 돌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2.11 13: 04

2012시즌 LG 트윈스의 라인업을 완성시킬 주전경쟁이 시작된다. 
LG 김기태 감독(42)은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정확하게 선수들을 배치하기 위해 일부러 연습경기를 많이 잡았다.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을 파악해 팀을 완성하겠다”며 11일 주니치전부터 시작되는 19번의 연습경기로 오는 시즌 라인업을 구성할 뜻을 분명히 했다.
LG는 앞으로 3월 8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일본 프로팀과 11번, 국내 프로팀과 8번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일단 첫 7, 8경기는 베테랑 선수들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주전출장 기회를 줄 예정. 급선무는 송신영의 FA이적으로 인한 마무리 투수 공백을 메울 선수를 찾는 것. 그 다음은 역시 조인성의 빈자리를 채울 주전 포수와 2012시즌 키스톤콤비를 이룰 주전 2루수, 주전 유격수를 확정짓는 일이다.

▲ 고질병 ‘뒷문 불안’ 해결사는?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자리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 때부터 “LG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불펜진이라고 본다. 7, 8, 9회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 마무리 보강에 신경 쓰겠다”며 반드시 뒷문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LG는 지난 시즌 9회 최다실점인 평균 0.6점을 기록했고 7회부터 9회까지는 186점을 내줬다. LG에 있어 마무리 자리는 작년뿐이 아닌 지난 몇 년 동안 반복된 고질병이나 마찬가지다. 2006시즌과 2010시즌에는 외국인선수에게 마무리를 맡기기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위급한 만큼 기존의 불펜투수들은 물론, 선발투수들까지 모두 마무리 후보군에 올려놓은 상태다. 김 감독은 “마무리가 누구냐에 따라 전체적인 투수진 구성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주키치·리즈·박현준 선발 3인방의 마무리 가능성까지도 열려있다. 우규민·한희·이상열로 구성된 불펜투수들이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기존 선발로테이션의 변화는 없을 수도 있다. 일단 연습경기를 통해 마무리를 확정한 후 나머지 자리도 채우겠다”며 마무리 자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투수를 우선적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 선두주자는 우규민이다. 우규민은 비록 1차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2차 체력테스트에서 합격통보를 받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김 감독도 올 시즌 LG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우규민을 꼽을 만큼 우규민에 대한 믿음이 높은 상황이다.
2007시즌 30세이브를 올려 LG의 뒷문을 책임졌던 우규민은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체인지업을 연마, 2011시즌 선발투수로서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하며 북부리그 최우수 투수로 선정된 바 있다. 우규민을 비롯한 기존 불펜 투수들이 마무리로 낙제점을 받는다면, 주키치·리즈·박현준 선발 3인방 중 한 명이 마무리로 나서야하고 결국 선발진 재편도 불가피하게 된다. 불펜투수들이 연습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2012시즌 LG 투수진의 틀이 정해진다.
▲뜨거운 주전포수 경쟁
10년이 넘게 주전포수로 활약한 조인성이 떠나면서, 주전포수 자리에는 무한경쟁이 펼쳐진다. 17년차 베테랑 포수 심광호부터 2년차 나성용·유강남과 신인 조윤준까지 골고루 연습경기에서 주전포수로 출장할 수 있다. 주전포수로 검증된 이는 없지만 FA로 이적한 조인성의 나이도 30대 후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LG로선 언젠가는 해야 할 차세대 포수 발굴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심광호가 가장 안정적으로 투수를 리드할 것으로 보이지만, 타격에 재능이 있는 나성용과 LG가 지난 2년 동안 드래프트에서 뽑은 유강남·조윤준이 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조윤준은 2012시즌 드래프트에서 LG가 1순위로 뽑은 만큼 미래의 핵심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시즌까지 백업포수를 맡아온 김태군이 비록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지만, 연습경기 결과에 따라 급히 호출 될 수도 있다.
▲ 키스톤콤비 방심은 금물
마무리, 포수 자리와 비해 2루수와 유격수는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지난 시즌 포수·유격수·중견수를 제외하고 전포지션을 소화한 서동욱이 2012시즌에는 고정 2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유격수로는 작년 부상으로 고전한 오지환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질 듯하다.
하지만 서동욱과 오지환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시즌 김태완은 2루수로 491이닝이나 출장했고 2차 드래프트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일경은 1군 무대에서만 750경기 이상을 뛰 베테랑 2루수다. 나이와 타격 재능에서 서동욱이 이들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있지만 정작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면 언제든 백업 멀티 플레이어로 돌아갈 수 있다.
유격수 자리 역시 마찬가지. 오지환은 풀타임을 소화할 경우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지난 두 시즌과 같은 수비력이면 주전 유격수로서는 곤란하다. 유격수 자리는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4년차 윤진호와 2년차 정병곤에게도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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