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경쟁 있어야 의욕도 생긴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11 07: 25

"예전에는 욕심만 앞서 잡아 당기려고만 했어요. 이제는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타격을 하고자 합니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3루는 엄청난 경쟁이 예상된다. 주포 김동주(36)가 옛 영광을 찾기 위해 '3루수 100경기 출장'을 목표로 걸었고 거포 유망주 윤석민(27)도 오랜 무명 생활 청산을 위해 독기를 품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수비 좋은 내야수가 명예 회복을 꿈꾼다. 프로 8년차 내야수 이원석(26)이 그 주인공이다.
2005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2차 2순위로 입단했던 이원석은 2008년 말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09시즌 이원석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125경기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하던 두산에 큰 힘을 보탰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가세를 노리다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2할6푼8리 8홈런 49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던 이원석은 작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110경기 2할1푼6리 8홈런 35타점에 그쳤고 자신감까지 부쩍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전지훈련서 이원석은 3루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전보다 더 근성을 갖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 맏형인 김동주가 “경쟁은 없다. 경쟁이 있다면 나의 백업 선수를 가리는 무대일 것”이라며 자존심 회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비추고 있고 일발장타력을 지닌 윤석민도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결국 2009년보다도 더 발전된 모습이 없다면 이원석의 출장 기회는 장담할 수 없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지난 시즌 부상도 있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제가 약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감도 떨어졌고. 비시즌 동안 정말 (오)재원이 형한테 많이 배우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습니다. 시즌 중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몸을 갖추는 게 중요하니까요”.
이원석에게 포지션 경쟁에 대해 질문했다. 사실 포구 후 송구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동작에 있어서는 이원석이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점만으로는 ‘수비 좋은 3루수’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는 있어도 ‘주전 3루수’라는 직함을 달 수는 없다.
“경쟁이 있어야 의욕도 생기잖아요.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하고 감독님께 믿음을 보여드린다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요. 수비는 자신있어요. 다만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으니까요. 이명수 타격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쁜 공이 오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타격에 대해 세부적인 질문을 던졌다. 2009년 이원석은 자기 스트라이크 존을 잘 설정하고 과감하게 휘둘러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원석의 타격은 주춤했고 약점으로 꼽힌 바깥쪽 코스 공을 밀어치는 모습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 때는 과감하게 투수들을 상대했던 것 같아요. 빠른 카운트라도 좋은 공이 왔다 싶으면 그대로 공략했는데 지난 시즌에는 카운트에 쫓기다보니 타석에 서서도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상대는 제 약점을 계속 파고들고”.
만약 이원석이 시즌 개막 전 3루 자리를 차지한다면 하위타선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하위타선은 상위 타선으로 찬스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는 이원석인만큼 현재 그는 밀어치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전 경기 영상을 봐도 우중간으로 향하는 타구가 좋았는데. 욕심만 앞서다보니 잡아당기려고 했던 것 같아요. 홈런은 사실 대다수의 타자들이 치잖아요. 그동안 더 세게 치려다보니 타격폼도 많이 무너지고 욕심도 앞섰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이원석. 생존 경쟁에서 일단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 된 이원석은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독기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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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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