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더 남았나?’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이 한풀 꺾였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10일 첫 방송된 Mnet '보이스 코리아‘에는 숨어있던 노래 고수들이 대거 등장하며 라디오 형 슈퍼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보이스 코리아’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화 속에서 차별화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독설 없는 착한 오디션’과 ‘귀호강하며 듣는 오디션’이라는 두 가지 공약이 여타의 프로그램과 거리를 두는 장치가 됐다.
'보이스 코리아' 첫 방송에서는 첫번째 블라인드 오디션이 진행됐다. 큰 키에 처진 눈매를 가진 장재호, 애절한 발라드가 가능할까 걱정인 배근석, 어디가 정점인지 알 수 없는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 하예나, 퀸시존스의 아이에서 아무도 모르는 아이가 됐던 정승원까지 1차 테스트라고 하기엔 수준이 상당했다.

먼저 귀호강을 시켜주겠다는 공약은 실현됐다. 참가자들의 개성을 살린 편곡과 밴드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이전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무대에 오르기까지 4차례에 걸쳐 밴드팀과 호흡을 맞추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애를 썼다.
“미안해요. 그런데 정말 잘했어요.” ‘보이스 코리아’ 코치 신승훈, 강타, 백지영, 리쌍의 길은 팀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에게 긴 시간을 할애했다. ‘더 보이스’ 오리지널 버전 매뉴얼 1항에는 독설을 금지하는 조항이 실려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4명의 코치들은 ‘정말 잘했지만’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응원했다. 독설 없이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한끗 차이로 말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네 코치는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지원자들에게 떨어졌다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떨어지고 붙고하는 평가를 받을 노래 실력들이 아니었다. 정말 잘했지만 작은 차이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된 것 뿐이다”고 여러 차례 입을 모으며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보이스 코리아’가 갖는 의의는 무엇보다도 외모가 아닌 목소리로 한 사람의 잠재력을 확인한다는 데 있다. 외모로 따돌림을 당했던 도전자가 상큼 발랄한 노래를 주저 없이 부를 수 있는 무대, 100kg이 넘는 체격에서 미성을 뿜어내며 감동을 주는 무대, 지나치게 4차원적인 인상보다 가창력이 먼저 가슴을 울리는 무대. 이런 무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해야만 한다.
앞으로 '보이스 코리아'의 블라인드 테스트는 총 4주에 걸쳐 방송한다. 총 130명의 블라인드 오디션 전형 지원자 중 48명을 선발해 네 명의 코치 중 한 명과 팀을 이루게 된다. 이후 48명은 배틀 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두 사람씩 조를 이루어 경쟁을 벌이는 배틀 라운드에서 승리한 참가자는 오는 4월 6일부터 진행되는 생방송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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