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은 1군의 젖줄이다. 2군 유망주 등장은 신선한 바람일 뿐만 아니라 팀 전력 나아가 판도를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프로야구도 그랬다. 배영섭은 삼성의 고민 거리였던 1번타자 문제를 해결하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박희수는 SK에서 배출한 또 하나의 불펜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KIA 좌완 심동섭도 불펜에 힘을 실어줬고, 넥센 허도환은 신고 선수에서 일약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올해도 2군에서 숙성된 유망주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히든카드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선수들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최초로 2군 선수들을 해외 전지훈련에 보낼 정도로 2군 육성 시스템이 완성된 팀이다. 지난해 배영섭과 모상기로 재미본 삼성은 올해 2루수 김경모와 외야수 정형식이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경모는 1군 경력이 2008년 2경기가 전부이지만 빠른 발에 힘을 갖춘 선수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백업으로 가능성을 보인 정형식은 이제 당당히 주전에 도전한다. 2년간 상무 주전 포수 활약한 이지영과 외야수 김헌곤도 주목 대상이다.
정대현과 이승호가 롯데로 이적하고, 김광현과 송은범이 수술 후 재활 중인 SK는 새로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로 좌완 김태훈과 언더핸드 박종훈이다. 2009년 1차 지명 출신 김태훈은 빠르고 묵직한 공을 던지는 좌완, 박종훈은 극단적으로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지는 정통 잠수함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1군 기록은 미미하지만 SK 선발진 주요 전력으로 기대모으고 있다.
'화수분 야구의 원조' 두산도 빠질 수 없다. 야수 쪽에서는 최주환·허경민·최재훈, 투수 쪽에서는 서동환·진야곱·조승수·정대현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주환·허경민·최재훈은 2군에서 이미 정상급 활약을 보인 선수들로 언제든 1군 주전들을 위협할 수 있는 견제 세력으로 분류되고, 투수들은 모두 선발 후보에 올라있다. 화수분 야구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지 모른다.
이외에도 지난해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LG 내야수 김남석, 롯데 내야수 정훈, KIA 외야수 류재원, 한화 좌완 윤근영, 넥센 포수 신영재 등도 2군에서 숙성돼 올해 1군의 새로운 전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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