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차세대 원투 펀치 차우찬(25)과 정인욱(22). 사사건건 티격태격하지만은 둘도 없는 단짝이다.
지난해 6승 2패(평균자책점 2.25)를 거두며 사자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로서 성공 가능성을 엿보였던 정인욱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우찬이형보다 무조건 1승을 더 거두는게 목표"라고 선제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차우찬의 반격이 개시됐다. 10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차우찬은 "요즘 인욱이 놀리는 맛에 산다. 최근 기사를 보니 나보다 무조건 1승을 더 거두는게 목표라고 하던데 괌(2군 전훈 캠프를 의미)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2010년 생애 첫 10승 고지 등극과 더불어 승률왕 타이틀까지 품에 안았던 차우찬. 지난해 팔꿈치 통증 속에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특히 그는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선발 덕 매티스를 구원 등판해 최고 149km의 직구를 앞세워 3이닝 무실점(5탈삼진)으로 비룡 타선을 잠재웠다.
선발 경쟁의 안정권에 포함돼 있지만 결코 방심하지 않는다. 차우찬은 "아직 자리를 잡은게 아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좌완 에이스는 스파이크끈을 동여맸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을 비롯해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 등 선발 후보들의 컨디션이 절정에 이른 만큼 선발 경쟁 안정권이 아니라는게 차우찬의 생각.
"(선발)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 외국인 투수 2명 뿐만 아니라 형들도 독기를 품었다. 지금 구위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작년에 우승한 뒤 분위기가 아주 좋다". 차우찬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일단 안 아파야 한다. 아프면 무조건 탈락"이라고 부상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뒤 "그리고 실전에서 잘 던져야 한다. 시범 경기까지 절대 모른다"고 했다.
3년 연속 10승 고지에 도전하는 차우찬은 "올 시즌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확고한 에이스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올 시즌에는 부상없이 정말 잘 하고 싶다".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는 "올 시즌 차우찬이 누구나 인정하는 부동의 에이스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차우찬의 전훈 캠프 룸메이트인 윤성환은 "우찬이가 예의가 바르고 심성이 착하지만 운동할때의 승부 근성과 독기는 대단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겨우내 착실히 준비한 만큼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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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