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보트-고든, KS 2연패위한 '도원결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2.11 14: 09

"등판할때마다 이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다". (미치 탈보트) "보직은 상관없다. 나는 언제나 팀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 (브라이언 고든)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원투 펀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 결의를 다졌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탈보트는 류중일 감독의 키플레이어로 낙점할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고든은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친 만큼 부상만 없다면 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구장에서 탈보트와 고든을 만났다.
탈보트는 미국과 일본 구단의 잇딴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삼성행을 택했다.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저스틴 저마노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저마노가 한국에서 뛰었던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탈보트는 자연스레 한국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삼성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을때 저마노의 아내가 탈보트의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권했다는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

탈보트는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이 정말 친절하다. 낯선 환경이지만 친근하게 대해주는게 큰 힘이 된다"며 "특히 감독님께서 '너는 키플레이어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인 만큼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으로 둥지를 옮기게 돼 아주 흥미롭다고 했다. "작년에는 한국 무대 첫해라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곳에서 뛰게 돼 아주 기대된다. 그동안 삼성과 경기할때 매우 까다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투타 모두 강한 팀이었다. 삼성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평가했다.
탈보트가 바라보는 한국 야구의 모습은 어떠할까. "지금껏 많은 경기를 보지 못해 속단할 순 없지만 배팅 컨트롤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타자들이 원하는 곳에 공을 갖다 놓는 느낌이었다". 또한 그는 "저마노에게서 '대구구장에서 팬들이 이름을 불러주면 뭔지 모를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수의 성공 요건 가운데 하나인 퀵모션에 대해서는 "예전에 다른 팀에서 뛸때 주자 견제에 대해 아주 엄격하게 배웠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개의치 않았다.
고든은 지난해 6승 4패(평균자책점 3.81)로 비교적 선전했으나 투구수 80개를 기준으로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고든의 투구수 같은 부분이 신경쓰이지만 좀 더 지켜본 뒤 감독님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든은 "그동안 불펜에서 뛰었는데 작년에 선발로서 활약하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한국 무대에서 경험했던 부분을 잘 활용하고 싶다. 그리고 보직은 상관없다. 나는 언제나 팀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대답했다.
삼성의 계투진은 8개 구단 가운데 으뜸. 5회 이후 리드시 정현욱, 권오준, 안지만, 권혁 등 계투조가 잇달아 마운드에 오른다. 그리고 '끝판대장' 오승환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다. 선발 투수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고든 또한 마찬가지 "삼성의 계투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기 위해 계투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스스로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
목표는 하나.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것이다. 탈보트는 "항상 이기고 싶은게 선수의 마음이지만 변수가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등판할때마다 이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했다. 고든 역시 "스포츠 경기는 언제나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경기 전체를 이기고 지고의 컨트롤은 할 수 없지만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치아이 코치는 "외국인 투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몸을 잘 만들었다. 페이스도 아주 좋다"며 "내달께 연습 경기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당장 뛰어도 무방할 정도"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한국시리즈 2연패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원투 펀치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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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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