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한화, 남해 잔류군 캠프도 뜨겁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12 07: 17

애리조나 투산에만 있는 게 아니다. 경상남도 남해에서도 독수리 군단 캠프가 차려져 있다. 잔류군 선수 31명이 1군 진입과 희망 찬 미래를 위해 뜨거운 사자후를 뿜어내며 차가운 겨울 바람을 잠재우고 있다.
정영기 감독이하 코칭스태프 7명과 투수 11명, 야수 20명으로 구성된 한화 잔류군은 지난달 31일 남해로 내려와 캠프를 차렸다. 대전구장 리모델링을 이유로 훈련 날씨와 환경이 갖춰진 남해로 내려왔는데 인조잔디·천연잔디·리틀구장 3개 면에서 타격·수비·피칭 훈련이 동시에 이뤄질 정도로 훈련의 양이 많고 효율성이 높아졌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은 쉴새 없이 이어진다. 오후 12시부터 1시간의 점심 시간이 끝나면 4시까지 또 다시 훈련의 연속이다. 저녁을 먹고난 뒤에는 실내 연습장에서 야간 훈련에 들어간다. 정영기 감독은 "우리팀만 많이 하는 게 아니다. 다른 팀들도 다 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잔류군이지만 훈련 열기를 본진 못지 않다. 추승우·김기남·임세업·안영진 등 고참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어린 선수들도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내일의 꿈과 희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모범이 되는 고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훈련이 잘 돌아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음주부터는 대학팀들과 본격적으로 연습경기도 갖는다. 잔류군 코칭스태프는 연습경기를 대비해 A·B조로 선수단을 나눴다. 고참조와 신참조로 분류해 경쟁 체제를 구축하면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정 감독은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모든 선수에게 교체없이 4타석 이상 보장한다. 그 시간에 훈련조는 옆구장에서 훈련한다. 잠깐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조를 나눠서 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훈련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1~2군의 주축 선수들은 모두 애리조나 투산 본진 캠프에 있다. 잔류군의 목적은 비상시 대비할 자원 확보와 미래 자원 키우기에 있다. 전현태·추승우·안영진 등은 언제든 1군에 들어갈 예비 자원이고, 김재우·오준혁·임신호 등이 미래의 1번타자감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송진우·문동환 투수코치, 이영우 타격코치 조경택 배터리코치, 김종수·구천서 수비코치가 각 분야에서 선수들을 하나하나 붙잡아 놓고 세세히 가르치고 있다.
정영기 감독은 "김태균과 이범호도 프로에 온 첫 해에는 본진 캠프에 가지 못하고 잔류군 캠프에서 뛰었다. 지금 선수들에게도 연봉 15억원을 목표로 하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든 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는다. 쉬는 시간에는 코칭스태프가 직접 땔감을 구해서 불을 지피며 선수들의 몸을 녹여준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도 뜨거워진다.
구단 고위층과 본진의 선수단도 잔류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정승진 사장은 15일 남해 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직접 격려할 예정이다. 구단 사장이 잔류군 캠프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주장 한상훈도 남해 잔류군에게 "선수들의 신발 사이즈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잔류군 선수들에게 신발 선물을 하기 위함이다. 비록 몸은 떨어져있어도 함께 고생하고 있는 하나의 팀이기 때문이다. 본진과 잔류 코칭스태프도 수시로 보고를 통해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한화의 잔류 캠프가 뜨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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