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래' 오준혁, "이정훈 감독님처럼 끈기있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12 07: 40

"프로는 오로지 실력이다".
한화 2년차 외야수 오준혁(20)은 지난해 특별한 상 하나를 받았다. 빙그레 이글스 출신 레전드들이 만든 이글스를 사랑하는 모임 이른바 '이사모'에서 시상하는 유망주상을 받은 것이다. '이사모'는 2군의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하는 차원에서 100만원 상당 야구 용품을 지원했고 그 첫 번째 대상자가 바로 오준혁이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오준혁은 첫 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주전급으로 뛰었다. 시즌 초반부터 1번타자로 활약하며 99경기 328타수 83안타·타율 2할5푼3리 1홈런 24타점 19도루 42볼넷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시즌 초반부터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로 가능성을 보이며 1군에도 잠깐 올랐고,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당당히 출전했다. 이 같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사모'의 유망주상을 수상하며 한화의 미래로 공인받았다. 오준혁은 "전혀 받을 줄 몰랐다. 갑작스럽게 상을 받아 정말로 기분 좋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프로는 냉정한 곳이었다. 오준혁은 "상을 받은 만큼 전지훈련에 갈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 프로는 역시 쉽지 않은 곳이다. 오로지 실력만이 인정받는 곳"이라고 했다. 상은 상일 뿐 결국은 실력으로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리조나 투산 대신 경상남도 남해 잔류군 캠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다시금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있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오준혁은 여러 모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지난해 4월17일 광주 KIA전에서 생애 첫 1군 등록 후 난생 처음 외국인 투수로 아퀼리노 로페즈를 맞아 삼진 2개를 당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그는 "그날 1군에 올랐다가 다음날 바로 내려갔다. 외국인 투수의 볼은 처음 봤는데 역시 다르더다"고 떠올렸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5월까지는 호조를 보였으나 6월 이후에는 주춤했다. 오준혁은 "6~7월쯤 몸살이 찾아왔다. 시즌이 길다 보니 체력적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프로 무대에서의 몸 관리와 체력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지금도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5cm 80kg의 우투좌타 외야수 오준혁은 차세대 1번타자감으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것보다 기본기를 확실히 하고 싶다. 수비에서 던지는 것부터 착실히 하고 있다. 예전부터 수비를 잘하면 기회를 많이 받고 선수생활도 오래 하더라. 나도 수비부터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져 놓고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준혁의 롤모델은 과거 빙그레 1번타자로 시대를 풍미한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고교 시절 이 감독 밑에서 '독한 야구'를 제대로 배웠다. 오준혁은 "이정훈 감독님처럼 끈기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회는 끈기있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법. 이제 스무살이 된 오준혁은 그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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