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팀이 가장 아까워하는 신예 사이드암이 올해 사실상 첫 실전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NC 다이노스의 프로 3년차 사이드암 이재학(23)이 연습경기 노히트 피칭으로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학은 지난 10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캔자스시티 로열스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 3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은 3-6으로 패했으나 이재학이 제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했다.
김경문 감독과 31년 터울의 대구 옥산초교 후배이기도 한 이재학은 지난 2010년 두산에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당시 두산이 1순위로 뽑은 207cm 좌완 장민익(공익근무 중)의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면 이재학은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하고 지명한 케이스였다.

데뷔 첫 해 1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01로 가능성을 비췄던 이재학은 지난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2군 경기서도 출장하지 못한 채 재활에 전념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2012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던 이재학이었으나 그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상당수 두산 출신 코칭스태프가 있었던 만큼 역회전볼의 움직임이 좋은 이재학을 시장에서 그대로 낙점했다.
이재학의 장점은 순둥이 같은 인상과 달리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아는 근성을 갖췄다는 점. 두산 입단 당시에도 팀에서는 “역회전되는 좋은 싱커를 갖춘 투수”라고 평가했고 2차 드래프트서 빼앗긴 뒤 “왜 재학이를 묶지 못했을까”라며 아쉬워했다. 팔꿈치 상태가 거의 다 괜찮아져 본격적인 실전 투입을 준비했었기 때문이다. 잠수함 투수치고는 퀵모션에서도 큰 결점은 없다.
올해 2군에서만 뛰어야 하는 NC지만 이재학 입장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승패 대신 선수들의 전체적인 기량 성장에 주목하는 팀인 만큼 이재학은 단순한 계투 출장만이 아닌 2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경기 당 한계 투구수 및 경험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김 감독은 시즌 후반기 이재학을 김성배(현 롯데)처럼 선발-계투 활용이 가능한 스윙맨 스타일로 키우고자 했다.
여드름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는 소년의 인상이라 ‘딸기’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재학. 그러나 순한 인상과 달리 그는 140km대 초중반의 좋은 직구와 우타자 몸쪽으로 거침없이 향하는 싱커를 던질 줄 아는 파이터형 사이드암이다. 이재학의 두 번째 소속팀 NC는 그에게 약속의 전당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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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