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지나가야 해 "넥센, 훈련장 옮겨!"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2.12 09: 44

한국 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열중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시 위치한 텍사스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지는 현재 공사에 한창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15일을 앞두고 야구장 안팎 손질에 분주하다.
특히 스토브리그서 치열한 경쟁 끝에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일본 최고 투수 다르빗슈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복귀하는 전용로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용로에 이전까지 없었던 펜스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
선수 전용로 펜스는 다르빗슈의 특별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다르빗슈 측에서 열띤 취재경쟁을 피해 무리없이 클럽하우스로 들어가기 위해 펜스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200명이 넘는 일본 취재진이 몰릴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펜스가 없으면 일본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다르빗슈가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2003년 서프라이즈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후 처음으로 펜스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 몸값을 기록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거물 스타들이 많이 거쳐 갔던 텍사스이지만 전용로 펜스는 없었다. 10여명 정도의 구단 담당 텍사스 지역 기자들 밖에 없어 취재열기가 치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르빗슈가 지난 겨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텍사스에 낙찰되고 6년간 6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텍사스는 다르빗슈와 독점 계약권을 따내기 위해 이전 소속팀 니혼힘에 건네줄 517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포스팅 금액을 투자한데 이어 다르빗슈에게 6000만 달러의 거액의 몸값을 지불키로 했다. 결국 텍사스가 다르빗슈를 잡기 위해 쓴 비용은 총 1억1170만 달러로 어마어마하다.
이런 거물 다르빗슈가 미국에서 첫 발을 내딛게 되자 일본 언론의 취재열기는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애리조나로 일본 취재진이 속속 입국, 200명은 충분히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다르빗슈 열기’가 엉뚱하게도 현재 텍사스 캠프에서 훈련 중인 넥센 히어로즈에게 까지 영향이 미치게 됐다. 12일부터 이웃에서 훈련 중인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수 차례 타팀과 연습경기 일정을 잡고 있는 넥센 구단은 캠프 주인인 텍사스 구단에서 훈련장 변경을 요청받았다.
연습경기장인 메인 스타디움에서 가까운 구장에서 후보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텍사스 측에서 ‘다르빗슈 전용로 펜스 설치’ 공사 중인 작업 인부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연습구장 변경을 정중하게 요청해온 것이다. 넥센 타자들의 공이 외야 펜스를 넘어가면 작업 인부들에게 타구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으로선 메인 스타디움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연습 구장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김시진 감독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로서도 타구가 넘어가 사람이 다치면 안된다. 연습구장은 많으므로 안전한 곳에서 훈련하면 된다”며 텍사스 구단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올해를 포함해 3년간 텍사스 구단과 스프링캠프 사용 계약을 맺고 텍사스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넥센이라 연습구장 이전 정도는 받아줄 수 있다.
넥센의 연습구장까지 바꾸게 만든 ‘거물’ 다르빗슈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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