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발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 중 하나는 경남에서 뛰던 김주영의 서울 이적이다. 바이아웃과 관련해 복잡했던 이적은 경남과 서울이 합의점을 도출하면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김주영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면에는 신예 공격수 이재안(24)이 있었다.
지난해 K리그에 데뷔한 이재안은 7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후반기서는 출전하지 못했다. 초반에 주목을 받으며 기회를 가졌지만 서울에서 그가 경기 출전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재안은 당시에 대해 "처음에 주목을 조금 받다가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 시즌 동안 배운 것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더 노력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경남에 오게 될 줄 몰랐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2군에서 훈련하던 이재안은 서울의 괌 전지훈련까지 함께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적이 결정되면서 사이프러스로 날아오게 됐다. 경남은 이재안에게 낮설지 않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큰 부담이 없는 것. 기업구단에서 도민구단으로 오게 됐지만 오히려 더 좋았다. 기회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은 구단이 크고 환경이 좋다. 그러나 경남이 서울보다 선수들간 더 가족적이다 .선수들끼리 분위기는 우리가 더 좋다. 나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적응이 빨리 된다.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적응이 잘 됐다"면서 팀 분위기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의 말처럼 경남의 젊은피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한 뜻으로 뭉쳐 있다.
이재안의 팀 내 '절친'은 윤일록(20). 올림픽 대표팀에 있는 아는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다 친해지게 됐다. 이재안은 윤일록과 함께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도 자신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또 그와 함께 이번 이적으로 인한 마음 고생도 모두 떨쳐내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서울에 대한 감정이라기 보다는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펼치고 싶다는 것. 그는 "김주영은 국가대표로도 뛴 유명한 선수다. 따라서 이번 트레이드에 내가 묻힐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더 잘하고 팀에 보탬이 된다면 반전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서울과 경기가 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프로 데뷔의 기회를 줬던 팀이기에 잘 된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것. 그는 "선배들이 농담으로 김주영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진짜 스타가 될 것이라는 말을 하신다"라면서 "물론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재안은 "내가 승부욕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동기부여가 된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라면서 "서울과 경기가 5월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그때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면 도발을 해볼 생각도 가지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금 확인시킬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라대 재학시절 U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던 이재안에 대해 최진한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이)재안이는 힘도 있고 볼 키핑력이 좋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유용한 선수다. 고칠점은 아직 많지만 노력하는 만큼 분명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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