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한국서도 제레미 린 나올 수 있다”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2.02.12 09: 13

“한국에도 제레미 린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물론 190cm가 넘는 가드가 나오긴 쉽지 않지만 한국인 가드가 NBA에 진출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선수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동부 강동희 감독에게도 NBA의 대만계 가드 제레미 린(23, 191cm, 뉴욕 닉스)은 화젯거리였다. 강 감독은 지난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에 앞서 “나도 제레미 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다. 레이커스를 상대로 38득점을 했다더라”고 관심을 표했다.
현역시절 최고의 가드로 꼽현던 강 감독은 소속팀 중앙대와 KIA의 무적신화를 썼다. 1990년대에는 국가대표팀에서 포인트가드를 맡으며 아시아 최고의 가드로 자리하기도 했다. 수많은 국제무대 경험을 했고 NBA급 선수들과도 경쟁했다.

강 감독은 현역시절을 회상하며 “90년대에도 외국에는 신장 190cm이 넘는 가드들이 즐비했다. 호주 출신으로 NBA 경력이 있는 가드 데럴 메와도 붙은 적이 있는데 나름 상대할 만했다”며 “대학시절 미국 아이오와대학과 연습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중에 시카고 불스에서 백업 포인트가드로 뛴 B.J. 암스트롱과도 맞붙었다. 아이오와대학과 경기에서 인사이드에선 밀렸지만 앞선에선 전혀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감독은 NBA에 진출한 선수들과 직접 맞붙은 경험을 토대로 한국인 가드도 NBA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 감독은 “허재 형 정도면 NBA 진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대학 때 빨리 진로 결정을 하고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정착했어야 했다는 전제는 있다. 만일 허재 형이 NBA에 진출했다면 전성기 때 주전은 몰라도 식스맨 정도는 했을 것 같다”면서 “린의 키가 190cm가 넘는 걸로 안다. 우리나라 특급가드들도 기술은 뒤지지 않는데 신장에서 밀린다. 기술과 센스를 지닌 김승현이나 이상민 같은 가드들의 신장이 190cm라면 NBA 진출을 노려볼 만하다. 이들의 능력에 190cm가 넘는 신장이면 제레미 린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라며 하드웨어만 뒷받침되면 한국인 가드의 NBA 진출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우리나라 아마 농구의 여건상 190cm대의 가드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덧붙였다. 강 감독은 “문제는 보통 190cm가 넘으면 가드가 아닌 포워드를 시킨다는 것이다. 키가 커도 가드의 기술이 있는 선수가 있다. 한국에도 분명 제레미 린 같은 선수가 나올 기회가 있지만 보통 아마추어 팀들은 여건상 190cm가 넘으면 포워드를 시킨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제레미 린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2010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아무 팀에서도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NBA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신 린은 서머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입단, 결국 NBA 입성에 성공한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백업 포인트가드로 29경기를 뛴 린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골든스테이트에서 방출, 휴스턴 로키츠가 린을 데려갔지만 휴스턴 역시 지난해 12월 12일 다시 린을 방출하고 만다.
하지만 12월 27일 뉴욕 닉스가 포인트가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린을 지명했고 백업 멤버로 출장하던 린은 5일 뉴저지전에서 25득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의 깜짝 활약을 펼치며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잡아 최근 4경기에서 한 경기 평균 28.5득점 8어시스트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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