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선수를 춤추게 한다? 양승호의 '당근 조련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13 07: 09

명품은 롯데 선수들을 춤추게 한다? 양승호(53) 감독의 이번 타겟은 좌완 이명우(30)로 선정됐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길 즐겨한다. 특히 미래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고원준은 특별 관리대상이었다. 지난해 시즌 중 고원준이 상동구장 통금시간을 자주 어기자 양 감독은 고원준만 따로 한 시간 앞당겨 돌아오게 하는 '채찍'을 꺼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호투를 하면 명품 구두를 선물로 주겠다는 '당근'을 내밀었고, 결국 고원준은 구두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양 감독은 손아섭에게 시즌 전 '타율 3할1푼5리 60타점이면 명품시계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목표를 초과달성한 손아섭은 결국 선물을 받았다.
결국 두 선수는 호성적으로 양 감독에게 보답했다. 양 감독은 고원준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고원준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52⅔이닝을 소화, 9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9를 올리며 롯데 마운드에 연착륙했다. 또한 손아섭은 타율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으로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기만 했던 양 감독은 지난달 25일 사이판에서 보답을 받았다. 야구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수십년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에서 생일을 보낸 적이 없다는 양 감독은 선수단으로부터 명품구두 선물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작년 고원준에게 선물로 줬던 구두에 대한 대답을 들은 셈이다.
이번에 양 감독이 '당근'을 내민 대상은 이명우다. 지난해 주로 원포인트로 나섰던 이명우는 37경기에 출전, 3홀드 평균자책점 3.63으로 제 몫을 했다. 덕분에 양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앞두고 '붙박이 핵심 불펜 4명'의 명단에 이명우를 포함시키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명우 역시 "올 시즌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리고 체인지업을 장착하겠다"는 각오로 전지훈련지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가고시마 현지에 나가 있는 롯데 서정근 매니저에 따르면 양 감독은 이명우 배의 '왕(王)자'를 두고 내기를 했다고 한다. 양 감독은 이명우가 살을 빼서 배에 '왕자'가 드러나면 명품양복을 선물로 주기로 약속했다. 반드시 양복을 선물받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이명우는 운동에 매진해 7kg을 감량, 현재 93kg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고대하던 '왕자'는 아직 수줍게 숨어있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 감독이 명품을 선물로 내걸었던 선수는 모두 목표를 달성하며 팀 전력의 핵심에 자리잡았다. 이번에 양 감독에 의해 '간택'을 받은 이명우가 그 길을 그대로 걸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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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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