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전현태, "캠프 탈락 후 생각을 고쳐 먹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13 07: 17

"고생이 아니다. 어디서든 열심히 잘해야 한다".
한화 내야수 전현태(26)는 지난해 이맘때만 하더라도 팀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였다. 한화에 보기 드문 빠른 발에 장타력을 갖춘 호타준족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하며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전현태는 애리조나 투산이 아닌 경상남도 남해 잔류군 캠프에 남아 겨울 찬 바람을 맞아가며 훈련 중이다. 몸이 아픈 곳도 없다. 하주석·임익준·이학준 등 경쟁자들의 가세로 자리를 잃었다. 한대화 감독은 "작년에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줬나. 캠프 제외는 의외의 결정이 아니다. 자극을 좀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해 캠프에서 맹훈련하고 있는 전현태는 "이겨낸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 고생이 아니다. 잘 해야 한다. 잘하는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처음 애리조나 캠프 제외를 통보받았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실망보다 '왜?'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다. 생각을 고쳐 먹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전현태는 78경기에서 69타수 13안타 타율 1할8푼8리 2홈런 11타점 7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주전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타격과 불안한 수비로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잃었다. 2군으로 떨어졌고, 1군에서도 대주자 이상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 한 감독은 "수비든 타격이든 하나만 되면 발이 빠르게 때문에 요긴하게 쓸텐데…"라며 좀처럼 그에 대한 기대를 떨치지 못했다.
전현태 스스로도 보완해야 할 점을 잘 알고 있다. 훈련 시작과 끝으로 집중적인 펑고 훈련을 받고 있다. 수비는 끊임없는 반복훈련만이 정답이다. 여기에 이영우 타격코치의 지도아래 타격폼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정영기 2군 감독은 "결국은 삼진을 줄여야 한다. 유인구에 속지 않는 스윙과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 이영우 코치가 아주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태는 "왼쪽 팔이 벌어지던 자세를 몸에 붙이고 있다. 스윙이 돌아서 나오지 않도록 마무리훈련 때부터 고치고 있다. 아직 몸에 맞지 않지만 내 것으로 만드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고 싶다. 빠른 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1년 만에 팀 내 입지가 달라진 전현태이지만 오히려 찬바람을 맞아가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1군이든 2군이든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캠프에서는 어느덧 31명 선수 중 5번째 고참급이다. 전현태는 "후배들이 많은 만큼 모범이 되는 선배가 될 것이다. 매순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훈련 후 뒷정리도 직접 앞장서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한대화 감독의 의도대로 전현태는 남해 잔류군 캠프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과연 그가 다시금 한 감독의 눈에 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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