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힘을 보여줄 것인가.
LG 포수 나성용(24)과 NC 외야수 나성범(22)은 초중고대를 한 팀에서 뛴 형제 선수다. 프로에서는 각자의 팀에서 뛰고 있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나란히 호타를 날리며 이목을 끌고 있다. 나성용은 LG 주전 포수 경쟁을 펼치고 있고,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나성범은 NC의 간판스타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형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11일 주니치 드래건스와 연습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출장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2회 2사 1·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치고 5회에는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자 이튿날에는 동생 나성범이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을 작렬시키며 팀의 창단 첫 승리를 이끌었다.

나성용·나성범 형제는 광주 대성초부터 진흥중-진흥고-연세대까지 학창 시절을 함께 했다. 형 나성용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먼저 야구를 시작했고, 이듬해 동생 나성범이 형의 길을 뒤따랐다. 처음 나성범은 야구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당시 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나성용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안 뒤 더욱 설득했다고.
걸어온 길도 비슷했다. 두 선수 모두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후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았지만 나란히 대학 진학을 택했다. 그리고 대학에서 한 단계 성장하며 4년 후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는데 성공했다. 2012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도 닮았다. 형 나성용은 프로 2년차를 맞아 새로운 팀 LG에서 주전에 도전하고, 동생 나성범은 투수를 포기하고 야수로 전향해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나성용은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뛰는 형제 선수들을 보면 정말 부러웠다. 동생과 내가 같이 1군에서 뛴다면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실 것이다. 동생과 꼭 1군에서 함께 뛰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이에 동생 나성범도 "올해는 형을 야구장에서 보고 싶지 않다. 내년에 1군에서 형과 붙고 싶다"고 화답했다. 나성범의 NC가 올해는 2군에서 하기 때문에 두 형제가 만난다면 2군이 될 수밖에 없다.
역대 프로야구에는 수많은 형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거쳐갔다. 쌍둥이 형제로 유명한 구천서-구재서 형제가 OB에서 원년부터 한솥밥을 먹었고 이후로도 많은 형제 선수들이 있었지만, 함께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드물었다. 가장 최근에는 조동화(SK)-조동찬(삼성) 형제가 프로야구 대표하는 형제 선수로 활약 중이다.
2012년 새로운 도전의 출발 선상에 선 나성용-나성범 형제. 각각 주전 포수 등극과 야수 전향 성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2013년 두 선수가 벌일 '형제 대결'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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