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개막전 경기, 새로울 것 같다".
2009년 이후 3년 만의 개막전 출장이다. 박병호가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의미 있는 새 시즌을 위한 포효를 시작했다.
박병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시에 위치한 빌리 파커 구장에서 가진 KIA 타이거즈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0-1로 뒤진 2회 KIA 선발 임준혁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파울, 세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네번째 타석에서는 내야와 외야 사이에 높게 뜨는 행운의 중전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성적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그는 첫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지난해 이적 후 드러냈던 거포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뽐냈다. 그러나 그의 첫 경기에서 보여준 것은 장타력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후 박병호는 "타격폼 바꾼 것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좌측으로 홈런이 나왔고 두번째 타석은 범타였지만 역시 몸쪽공에 대처하려는 모습이 나와 만족한다"며 최근 바꾼 타격폼으로 임한 첫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쳐낸 홈런에 대해서도 "따로 의식하지 않았다. 2012년 첫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나온 홈런일 뿐이다. 하지만 보완하고 있는 몸쪽공을 쳤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첫 연습경기부터 타격감을 뽐낸 박병호지만 올 시즌은 그에게 풀타임과 중심타자라는 과제를 처음으로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놀 마당'은 충분히 마련되겠지만 그만큼 그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박병호는 "풀타임 경험이 없기에 올해 포커스를 풀타임에 잡고 싶다. 한번쯤은 시행착오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타격코치님과 상의하며 잘 준비하겠다"고 올 시즌을 시작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예정대로라면 2009년 4월 4일 개막전 이후 3년 만에 개막전에 출장하게 된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비시즌 동안의 수술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박병호는 예전과 달리 팀의 주전이자 중심타자가 된 올해 개막전에 대해 "시즌 첫 경기는 부담은 되겠지만 오랜만에 개막전에 경기에 나가는 것인 만큼 새로울 것 같다"는 느낌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홈런이 1개에 불과했으나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8월부터 10월까지 1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김시진 넥센 감독에게서 4번타자로 낙점됐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쪽공 공략을 통해 그가 더 강한 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팀 이적과 결혼으로 생긴 마음의 여유가 그에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올 시즌 박병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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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