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는 이병규가 두 명이다. 동명이인이자 10년 선후배인 둘 모두 천부적 타격능력을 지닌 좌타자다. 그리고 오는 2012시즌 ‘큰’ 이병규(9번)는 팀의 전설로서, ‘작은’ 이병규(7번)은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서 동시 폭발을 준비 중이다.
사실 둘은 2010시즌에도 LG 타선의 중심을 이뤘다. 2010시즌 ‘작은’ 이병규는 타율 3할 12홈런을 날리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일본 주니치 생활을 접고 3년 만에 복귀한 ‘큰’ 이병규가 시즌 중반부터 고전을 거듭, 데뷔 후 가장 낮은 장타율을 기록하며 노쇠화에 대한 의심을 샀다.
2011시즌은 반대였다. ‘큰’ 이병규가 완벽하게 부활,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반면 ‘작은’ 이병규는 부상으로 시즌 중반까지 1군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우리나이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큰’ 이병규가 타율 3할3푼8리 16홈런 75타점의 성적으로 LG 타선을 이끌었지만 ‘작은’ 이병규는 무릎부상으로 8월말부터나 그라운드에 나섰다.

2012시즌 두 이병규가 더 이상의 엇박자 없이 동반활약을 노리고 있다.
선수단 투표로 주장으로 선정된 ‘큰’ 이병규는 LG 역대 최고 타자의 모습을 이어갈 전망이다. ‘큰’ 이병규가 기록하고 있는 통산 안타 1716개, 타율 3할1푼3리(LG 소속으로 2000타석 이상 출장 기준), 타점 823개는 엘지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이다. 또한 지금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홈런 148개를 기록, 여기에 하나의 홈런만 추가해도 통산 홈런 부문 또한 정상에 자리한다.
‘작은’ 이병규는 본래 자신의 포지션이었던 1루수로 귀환,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다. 등번호 7번을 달며 김재현의 뒤를 이을 좌타자를 목표로 한 ‘작은’ 이병규는 첫 풀타임 출장을 노린다. 1루수가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올 시즌 기대하는 선수로 ‘작은’ 이병규를 꼽고 있다. ‘작은’ 이병규가 건강한 몸으로 풀시즌을 치를 경우 3할 타율 20홈런이 예상된다.
2011시즌 종료 후 조인성과 이택근이 팀을 떠났지만 두 이병규가 동반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이미 LG의 전설인 ‘큰’ 이병규, 그리고 LG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작은’ 이병규가 동시 폭발하여 막강 좌타라인을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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