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쇼베츠, "(최)용수가 감독이 되었다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2.13 10: 32

"(최)용수가 감독이 되었다고?".
경남 FC가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사이프러스 라르나카에는 동유럽에서 건너 온 축구단이 모여있다. 추운 날씨를 피해 사이프러스로 전지훈련을 온 팀들 중 러시아 1부리그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도 있다. 경남이 전훈을 펼치던 도중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관계자는 한국 취재진을 보고 아나톨리 씨가 왔다고 말했다.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하던 가운데 그 관계자가 지목한 것은 바로 아나톨리 비쇼베츠(66) 전 감독이었다. 비쇼베츠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도 있었지만 공식 대회서 대표팀을 온전히 이끈 경우는 비쇼베츠 전 감독이 최조였다.

노신사인 비쇼베츠 감독은 취재진이 다가서자 바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동양인이 많지 않은 곳에서 바로 한국팀이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던 비쇼베츠 감독의 깜짝 선물이었다.
어느덧 지도자로서도 은퇴한 비쇼베츠 전 감독은 손자가 로코모티브 2군에서 뛰고 있었다. 그래서 손자를 지켜볼겸 직접 사이프러스를 방문한 것. 연습경기를 유심히 보고 있던 비쇼베츠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현재 한국 대표팀 감독은 누구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또 자신과 함께 애틀랜타 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들의 현재 모습에 대해 말해주자 깜짝 놀랐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던 최용수 감독이 FC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고 하자 "최용수가 정말?"이라면서 깜짝 놀랐다.
또 박충균 대표팀 코치도 누구인지 정확하게 아는 등 짧다면 짧았던 한국 생활서 기억을 모두 해냈다.
물론 경남에도 비쇼베츠 전 감독과 인연이 있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이병근 코치가 그 주인공. 한양대 재학시절 이 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한 주전경쟁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애틀랜타 올림픽에 나서지는 못했다.
이병근 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었냐는 질문에 "올림픽 팀에는 갔던 적이 없습니다"라고 잡아뗀 후 "비쇼베츠 감독이 누군가요?"라며 아픈(?) 기억에 대해 짐짓 모른 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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