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 KIA 타이거즈로 돌아온 선동렬 감독이 첫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액땜을 톡톡히 했다. 선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최근 2가지 아픔을 겪었다.
첫 번째는 올 시즌 투수진에서 주축적 구실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공을 들였던 우완 한기주가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을 호소, 투구 훈련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깜짝 놀란 선 감독은 즉시 한기주를 현지 병원에 보내 정밀검사를 받도록 했다. 다행히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번에는 선 감독 자신이 몸에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지난 11일 타자들의 특타 훈련에 배팅볼 투수를 자청했다가 나지완의 직선 타구에 등판을 맞고 쓰러졌다. 마운드 위 그물망을 두고 배팅볼을 던졌는데 KIA 타자들 중에서도 가장 타구에 힘이 있는 나지완의 타구를 피할 틈도 없이 등에 맞은 것이다. 피칭후 그물망쪽으로 등을 돌렸는데 미처 다 피하기도 전에 타구가 날라왔다.

선 감독은 그대로 쓰러졌다가 한참만에 일어났다. 주변에 있던 KIA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깜짝 놀란 것은 당연한 일. 다행히 선 감독은 몸을 털고 일어나 ‘괜찮다’며 투구를 마쳤다.
선 감독은 “타구에 맞고 처음에는 아픈 줄도 몰랐다. 하지만 훈련을 마친 후 숙소에 돌아왔는데 통증이 밀려왔다. 정말 아파서 힘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도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아 다음날 휴식날을 맞아 하루를 푹 쉰 뒤 13일 훈련부터 선수단을 지휘했다.
11일 저녁으로 예정됐던 코칭스태프 회식에는 참가하지 못한 채 이순철 수석코치에게 대신 회식을 진행토록 했다. 선 감독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침울해진 코치들은 회식을 제대로 갖지 못한 채 한식을 준비해 숙소로 돌아와서는 선 감독 방을 찾아 선 감독의 부상 상태를 살핀 후 방에서 간단한 회식을 가졌다.
엄청난 타구를 날려 선 감독을 쓰러트린 나지완은 선 감독을 찾아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미안해했고 선 감독은 “괜찮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며 웃어 넘겼다.
연속으로 위기를 맞았던 선 감독과 KIA 코칭스태프는 “시즌 액땜을 제대로 했다. 올 시즌 뭔가 잘 풀리려는 징조가 아니겠냐”며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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