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그는 ‘슬로 스타터’였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팔꿈치 부상까지 이어지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9년 선발 9승을 따내며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던 우완 홍상삼(22. 두산 베어스)이 선발진 재진입의 꿈을 키우고 있다.
홍상삼은 지난 12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 시애틀 매리너스 구장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서 3회 청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3안타를 내줬으나 사사구 없이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45km로 계측되었다.
3회 2사 후 신인 박세혁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 신동규를 삼진으로 일축한 홍상삼은 4회에도 김재호와 최준석에게 안타를 내주며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홍상삼은 자신에게 할당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008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2차 3순위로 입단한 홍상삼은 데뷔 첫 해 팔꿈치 수술 및 재활로 인해 자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묵직한 볼 끝을 인정받아 2009년 갑작스레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9승 6패 3홀드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했다. 한여름 나기에 실패하며 평균자책점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그의 9승은 모두 선발로 따낸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홍상삼은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2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6.33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쳤다. 2군에서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결국 실전 등판 없이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데 힘써야 했다.
지난 2년은 공교롭게도 스프링캠프서 페이스가 제대로 올라오지 못했던 시기다. 직구 구속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못해 시즌 초에도 140km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는 전지훈련 당시 홍상삼에 대해 제 감을 못 찾고 있다고 우려했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된 2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에 대해 “투구폼이 특이하다는 평도 있으나 그것이 상삼이의 장점이기도 하다. 또한 팔이 돌아나오는 리듬이 너무 좋아 볼의 회전력이 좋다. 2군에 있을 때도 심판들이 ‘1군에서도 이런 볼 끝은 못 봤다’라고 입을 모았을 정도다. 자기 자신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깨닫는다면 충분히 선발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홍상삼도 이번 스프링캠프서 독기를 품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홍상삼은 장점이 굉장히 많은 투수다. 묵직한 직구는 물론 포크볼, 커브 등 완급조절형 변화구의 낙차 각도 뛰어나다. 또한 셋포지션에서 허리 회전 속도가 빨라 퀵 모션 속도도 1.1초대 안으로 끊는 등 국내 우완 투수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아직까지 잠재력을 제대로 현실화하지 못했던 홍상삼이 2012년을 약속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