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 나이 30.. 성숙한 배우로 돌아오다 [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2.13 08: 33

박해진이 웃었다. 올해 나이 서른이 된 박해진, 그간 자신을 괴롭혔던 병역비리의 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박해진은 2010년 우울증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병역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 이후라 병역면제에 더욱 민감한 때였다. 이에 박해진의 병역면제는 더욱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박해진은 억울했다. 우울증을 앓았고 치료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만든 기록은 아니었다.

대중에게 비난을 받았던 만큼 상처를 다시 꺼내 보여주고 시작을 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우려와는 달리 박해진은 담담한 말투로 그간의 얘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좀 많이 힘들었어요. 이게 뭔 일인가 싶기도 하고. 나를 몰아세우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이렇게 얘기가 번질 수도 있구나. 나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박해진은 허위로 알려진 얘기들을 바로잡기 위해 직접 뛰어 다녔다. 사실이 아니라고 방송에서 얘기를 하는 것보다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말해줄 증거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개인용 진단서를 본인이 아니면 떼어주지 않아요. 제가 직접 가서 받아서 방송에서 공개를 했어요. 저의 모든 흔적들이 있기 때문에 정말 밝히고 싶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대중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인데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면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서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그의 노력은 이제 결실을 맺었다. 법원으로부터 병역비리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결이 났고 이와 관련 서류를 받아 공식적으로 마무리 됐다.
“예전에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야 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서 마음이 홀가분해요.”
조심스럽게 상처를 보듬어 가고 있는 그는 3년 만에 다시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의 컴백작으로 영화 ‘설해’를 택했다. 눈과 바다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리는 영화다.
‘설해’를 통해 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박해진은 극중 수영선수 출신의 아쿠아리움의 잠수부로 근무하며 건강하고 긍정적인, 결단력 있는 남자 상우를 연기한다. 눈과 바다 속에서 박해진은 동화성이 묻어나는 마스크로 영화의 아름다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커봐야 60인치 브라운관에서 움직였던 배우가 이제 몇 백 인치가 넘어가는 스크린에 나를 내비쳐야 해서 많이 걱정이 되요. 그래서 선배들한테 조언을 구했더니 영화는 진실하지 않으면 티가 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나는 이영아(‘설해’ 상대배우)를 사랑한다’고 주문을 외우고 있어요.”(웃음)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옭아맸던 무거운 짐을 3년 만에 시원하게 내려놓은 박해진, 이제는 그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한 고민만을 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kangs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