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23, 전북 현대) 측이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 전북은 서정진을 다른 팀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 매체는 '서정진의 수원 삼성행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북과 수원의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진행된 사항이 없다. 사실무근이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법은 없었다. 수원 관계자는 "우리가 영입을 추진한 건 없다. 그러나 (서정진의) 에이전트가 의향을 물어본 적은 있다"며 서정진이 전북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암시했다.
그렇다면 서정진은 왜 이적을 추진했던 것일까? 수원이 전통적인 명문 구단에 대우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높아진 전북의 위상과 대우도 수원과 비견되는 수준인 것이 사실. 단순히 계약 조건 때문은 아니었을 거라는 것이 중론이다.

의견이 모아지는 이유는 한 가지다. 아직 만 23살에 불과한 서정진이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한다는 것이다. 서정진은 지난 2008년 전북에서 데뷔해 총 63경기에 나와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평균 한 시즌 동안 16경기를 채 못 뛴 것. 게다가 2011 시즌에는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북에는 서정진 외에도 이승현과 김동찬, 에닝요 등 수준급의 측면 자원이 많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 서정진으로서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져 출전 시간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미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에서 기량과 잠재력을 인정 받은 서정진으로서는 경기에 보다 많이 출전해 기량 발전으로 이어가고 싶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북으로서는 서정진을 보내줄 수가 없다. 서정진을 '전북의 미래'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에닝요가 전북에 있지만, 에닝요는 올해로 만 31살이다. K리그 사정상 전성기가 지나면 외국인 선수를 바로 교체한다는 점을 봤을 때 에닝요가 전북에서 장기간 활약할 가능성은 적다. 즉 전북으로서는 에닝요만큼이나 서정진은 중요한 선수라는 것.
서정진은 2011년 피로골절 부상으로 반 년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다. 게다가 회복 이후에도 올림픽 대표팀에 지속적으로 차출됐다. 서정진 측이 2011년을 기준으로 출전 기회가 적어 이적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서정진을 선발로 출전시킨 바 있다. 전북이 서정진의 기량을 인정, 충분한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서정진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전북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 서정진이나 전북 모두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상황. 서정진으로서는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계속 이적 의사를 밝힌다고 하더라도 전북의 반응을 봤을 때 현재로서는 이적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서정진으로서는 어떤 게 자신에게 득이 될지 판단해야 한다. 올 여름 런던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두 편해야 한다. 이적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면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쳐 결국 서정진이 손해다.
또한 다른 팀으로 간다고 해서 주전으로 뛴다는 보장은 없다. 어떤 선수라도 주전 경쟁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해당 팀의 감독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물론 '서정진'이라는 이름이 있으니 처음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서정진에 대해 모든 걸 파악하고 있는 전북에서 뛰는 것보다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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