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전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30대 프로게이머도 해보고 싶습니다".
재작년 가을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전향하면서 남긴 '천재' 이윤열(28)의 포부였다. 자신의 앞에 따라다니는 '천재'라는 수식어 보다는 프로게이머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또 한 번 우승을 일궈내면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의욕을 보인 그였다.
이윤열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지난 1월 말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 전향 이후 몸 담았던 oGs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것. 소속 팀 없이 개인 자격으로 경기에 출전한다. 이윤열의 새로운 선택에 팬들은 앞으로 그가 어떻게 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1년 IS에서 임요환 등과 함께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이윤열은 2002년 iTV랭킹전에서 임요환과 변길섭을 연파하면서 '천재'라는 애칭을 얻으면서 대형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그후 개인리그 6회 우승과 4회의 준우승 등 화려한 기록을 쌓으면서 e스포츠의 살아있는 선수가 된 그는 스타크래프트2 전향 이후에도 1년 간 8강권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통산 7번째 우승을 기대케 했다다.
하지만 지난 9월 이후 GSL 무대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WCG와 해외대회서도 부진함이 이어지면서 씁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우승을 천명하고 나선 9월 대회에서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32강서 탈락하면서 그 아쉬움은 배가 됐다. 지난 9월 이후 GSL 공식전 성적은 15전 5승 10패에 불과하다.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윤열의 선택은 홀로서기 였다. 그런 면에서 팬들은 무소속 활동을 선언한 이윤열의 앞으로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윤열 역시 "처음 프로게이머를 시작했을 때의 순수함과 열정을 떠올리면서 내가 지금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고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라면서 "그리고 우리 e스포츠계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나도 한 몫을 하고 싶다. 20대 중반 이후 프로게이머는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이름 뿐인 게이머가 아니라 나이를 먹어도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이번 결정도 지금 각오를 더욱 더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아주셨으며 한다"고 홀로서기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물론 이윤열의 다짐처럼 될 수도 있지만 홀로서기는 이전과 다르게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 연습 상대를 비롯해서 전략의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자들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과연 이윤열이 자신의 바람처럼 생애 7번째 우승을 스타크래프트2에서 해낼 수 있을지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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