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팝 음악계의 큰 별’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에 전 세계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에 거행된(한국시간) 최고의 음악 시상식 54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도 축제를 위한 강렬한 무대뿐만 아니라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 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중 음악계에 큰 역사를 썼던 휘트니 휴스턴을 추모하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등 동료가수들의 추모 멘트와 공연이 펼쳐지면서 때로는 경건한 분위기도 연출되었다.
시상식 바로 전날 갑작스럽게 전세계에 긴급 타전된 사망 소식은 48세란 나이에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은 물론이고 6개의 트로피를 안기며 시상식 무대를 누볐던 휘트니의 모습을 더 이상 그래미에서 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의 사망으로 어쨌든 2012년 그래미 어워즈는 더욱 큰 관심을 불러 모으게 되었다. 기쁨보다 슬픔이 많은 시상식으로 남겠지만, 오랫동안 회자되고 감동으로 충만한 ‘2012년 그래미 어워즈’로 팬들에게 가장 먼저 기억될 것이다.
- 아델 6관왕 독식, 명실상부한 그래미의 영웅이 되다 –

예상대로 아델(Adele)을 위한 2011년 그래미 어워즈였다. 첫 시상 부문인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를 비롯 “올해의 앨범”•”올해의 레코드”•”올해의 노래”등 본상을 석권,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모두 수상을 하는 ‘아델 타임’을 즐겼다. 명실상부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2011년 최고의 팝 스타로 공인 받게 된 것이다. 함께 경쟁을 펼쳤던 브루노 마스(Bruno Mars)는 팝 분야에서는 선전할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아쉽게도 빈 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최우수 신인상”은 그래미 심사위원의 선호도가 높은 포크 록을 구사하는 밴드 본 아이버(Bon Iver)에게 수상 트로피가 예상대로 주어졌다.
토니 베넷은 예상대로 故 애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와의 듀엣 곡 ‘Body and Soul’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과 “최우수 전통 팝 보컬 앨범”을 수상하며 노익장을 과시했고,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와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록과 랩 분야에 주워진 4개 상을 각각 모두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인 그래미 상 수상자가 배출되었다는 것도 빅 뉴스도 전해졌다. “클래식 음악 최고 기술상(Best Engineered Album, Classical)” 부문에서 황병준씨가 “엘드리지-엘머 갠트리(Aldrige-Elmer Gantry)” 음반의 메인 엔지니어로 당당히 수상한 것이다. 2008년에도 같은 분에서 그래미 트로피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서브 역할의 수상이었고, 황병준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수상의 쾌거를 이룩한 것이어서 이제 대한민국 음악 산업 종사자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 휘트니 추모 헌정 공연을 비롯, 그래미 시상식만을 위한 무대 펼쳐지다 -
그래미 어워즈는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만큼 항상 유일무이한 공연들로 많은 화제거리를 낳았다. 올해 역시 음악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라이브 무대가 펼쳐졌는데, ‘보스’란 칭호를 갖고 있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그의 이-스트리트 밴드(E-Street Band)와 열정적인 오프닝 공연을 가졌고, 사회자 LL 쿨 제이(LL Cool J)의 휘트니 휴스턴를 위한 메시지와 함께 그래미에서 펼쳤던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공연 모습이 보여져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팝 음악계의 전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조 월쉬(Joe Walsh-그룹 이글스의 멤버)•다이아나 크롤(Diana Krall)과의 합동 무대 및 비틀즈(The Beatles) 히트곡을 메들리로 연주 노래하며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 냈으며, 브루노 마스•케이티 페리(Katy Perry)•테일러 스위트프(Taylor Swift)•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등 현역 인기 팝 스타들의 공연 역시 특색 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특히, 그래미 시상식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의 협연’ 무대가 역시 주류를 이뤘는데, 콜드플레이(Coldplay)와 리한나(Rihanna)등 영미 인기 뮤지션의 합동 무대와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캐리 언더우드(Carrie Underwood)•보니 래이트(Bonnie Raitt)와 알리샤 키스(Alicia Keys)등 나이와 경력을 초월한 선후배 가수의 어울림 역시 돋보였다. 가장 주목할 협연 무대로는 이번 그래미 시상식을 위해 결성 50주년을 기념 20년 만에 재결합한 미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가 마룬 5(Maroon 5)•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등과 함께 공연한 것인데 후배가 대선배에게 헌정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더욱 뜻 깊은 의미로 다가섰다.
2012년 그래미 시상식의 영웅 아델이 작년 가을 성대 수술 이후 가진 처음 그래미에서 라이브 공연을 가진 것도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빼어난 가창력의 소유자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의 故 휘트니 휴스턴을 추모하는 헌정 공연이 긴급히 준비되어 ‘I Will Always Love You’를 열창 가장 엄숙하면서도 감동스러운 공연을 선보여 동료 선후배 음악인들과 관객은 물론 전세계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2012 그래미 어워즈, 휘트니 휴스턴과 함께 영원히 기억되다 -
올해 ‘그래미 상의 신데렐라’ 아델을 비롯 멋진 공연을 펼쳐준 많은 팝 스타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러나.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을 생생한 라이브로 접할 수 없고, 신곡 역시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난 몇 년간 그녀를 압박했던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이제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존 레논(John Lennon)•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등 하늘의 별이 되어 세상을 밝히고 있는 많은 팝 스타들과 더불어 그래미 시상식과 같은 음악 축제를 맘껏 즐기기를 진정으로 바랄 뿐이다. REST IN PEACE.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