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가운데에는 말도 통하지 않지만 선수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본인 코치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와 함께 한국에 오게 된 고마키 유이치(46) 코치입니다. 고마키 코치는 코치를 맡기 전까진 한국에 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한국어도 배운 적이 없죠. 그러나 그가 선수들과 소통이 가능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마키 코치는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보는 '한류 매니아'라고 합니다. 그가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대물'이라고 하네요. 출연자인 권상우를 "'천국의 계단'에 나왔던 배우"라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다"며 웃었습니다.

이처럼 고마키 코치는 최신 한국 드라마를 통해 '어깨너머로 들은' 한국어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단어들을 활용하는 능력이 대단하더군요. '간지작살'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오재원이 잘생기지 않았냐"고 묻는 걸 보니 한국 사람 다 된 듯 했습니다.
고마키 코치의 부인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부인은 가수 비의 팬이라 지난해 '도망자'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비의 군입대로 "삶이 지루하다"고 표현할 정도라고 하네요.
고마키 코치는 "한국은 처음이지만 마음에 든다. 선수들이 몸집도 크고 힘도 좋아 야구를 잘할 것 같다"면서 "일본 야구의 섬세함을 접목해 좋은 야구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한국에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항상 활력이 넘치는 '간지작살' 고마키 코치의 한국 생활은 문제 없이 유쾌할 듯 합니다.
/ 손과발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