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단들, NC와의 연습경기 ‘부담되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2.14 13: 40

“박기자, KIA는 선발 라인업을 어떻게 짰대요”.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 캠프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김성갑 수석코치는 지난 12일 기자를 보자마자 “전날(11일) KIA는 NC와의 연습경기 선발 라인업을 어떻게 짰냐”며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15일 역시 신생팀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 놓고 있는 김 코치는 넥센 선발 라인업을 놓고 고민 중임을 밝혔다.
김 코치는 “NC전 선발 라인업이 고민이다. 이겨도 그렇고 지면 더 이상해지게 생겼다”면서 “1군 베스트 전력을 내보내자니 신생팀을 상대로 기죽이는 일이 될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1.5군 위주로만 내보내면 자칫 질 수도 있어 창피당할지도 모른다. 정말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한마디로 1군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를 해서 이겨도 본전이고, 수준이 비슷한 1.5군 기대주들을 위주로 나섰다가 지기라도 하면 망신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먼저 경기를 가진 KIA를 비롯한 타팀의 선발 라인업을 알고 싶다는 것이 김 코치의 설명.
김 코치의 고민 아닌 고민을 옆구장에서 전지훈련 중인 KIA 측에 이야기하자 선동렬 KIA 감독도 이해가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 감독은 “우리도 정말 고민 많이 했다. 그래서 안치홍, 김선빈, 나지완 등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너무 1.5군 선수들로만 경기를 갖는 것도 상대팀(NC)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1군의 젊은 선수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그렇게 NC전을 앞두고 고민하던 김성갑 코치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12일 NC가 한화를 상대로 첫 승리(5-3)를 따내는 쾌거(?)를 거뒀기 때문이다. NC가 연습경기서 한화를 꺾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넥센측은 “그럴 수도 있는 게 야구”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을 하면서도 내심 안도하는 표정들이었다. NC전에 KIA와 비슷한 라인업으로 대결하고 져도 이미 앞선 팀이 먼저 희생양이 됐기에 부담이 덜해진 것이다.
기존 구단들의 말못할 고민을 알고 있는 김경문 NC 다이노스 초대 감독은 그래서 “우리가 먼저 제안하기가 어려운데 연습경기를 선뜻 해주는 기존 구단들이 고맙다”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있다.
신생팀 NC가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기존 구단과의 연습경기서 선전하면 할수록 야구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된다. 그리고 NC로서는 1군 경기를 가지기 전에 자신들의 전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현재까지 NC는 KIA를 시작으로 한화 2차례 등 3번의 연습경기를 가져 1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야구 몰라요”라는 한 방송해설위원의 명언이 새삼 다가오는 애리조나 전지훈련장의 표정이다. NC가 15일 넥센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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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있는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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