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계투’ 고창성, “0점 대 ERA-30홀드 타이틀 목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14 11: 00

“제 목표요? 투수부문 골든글러브요”.(웃음)
단순한 한 시즌의 목표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언젠가 찾아올 선수 생활의 끝까지 자신이 도전해야 할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두산 베어스 필승계투진의 한 축인 사이드암 고창성(28)이 2012시즌을 비장하게 준비하고 있다.
선린인터넷고-경성대를 거쳐 지난 2008년 두산에 2차 2순위로 입단한 고창성은 2009년 64경기 5승 2패 1세이브 16홀드(2위)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하며 계투 KILL 라인 한 축으로 떠올랐다. 2010년에도 고창성은 73경기 6승 4패 22홀드(2위)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고 시즌 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기쁨과 함께 병역 특례 혜택도 받았다. 순조롭게 수준급 필승계투 요원으로 자리잡던 고창성의 2년이었다.

그러나 고창성에게 지난 시즌은 시련기였다. 51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14홀드에 평균자책점이 4.44로 높아졌고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도 1.46으로 높아졌다. 여러 부위 잔부상으로 인해 제 밸런스와 릴리스포인트를 잃어버리며 공략이 쉬워졌던 고창성이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전지훈련 중인 고창성은 이틀에 한 번 꼴로 불펜피칭을 하며 제 공을 던지고자 노력 중이다.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약간 좋지 않아 투-포수, 내야수조 복합 수비 훈련에는 참여하지 못했으나 다른 훈련은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큰 부상은 아닌 만큼 선수 본인도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어요. 약간의 부상도 있었고. 뭐, 누구를 탓할 수 있나요. 제가 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안 좋은 기억을 곱씹어보기 보다 고창성은 당장 올 시즌에만 집중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췄다.
뒤이어 고창성은 “중간 계투로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한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그의 이야기는 진지했다.
“오승환(삼성) 선배가 지난해 47세이브나 거두고도 따내지 못한 상이니 중간계투가 받기는 더 어렵겠지요. 분명 굉장히 어렵겠지만 선수생활이 끝날 때까지 도전하고 싶은 목표입니다”. 자신만이 아닌 중간계투 투수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고충을 밖에서도 조금이나마 헤아려주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었다.
재기를 노리는 고창성의 올 시즌 목표도 원대하다. ‘0점 대 평균자책점과 30홀드 이상의 홀드왕 타이틀’이 목표다. 2009~2010년 연속 홀드 2위였던 고창성이었으나 30홀드는 2006년 권오준(삼성, 32홀드) 이후 5년 간 전인미답의 고지였다. 한 시즌 10홀드 이상을 거두며 0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도 2009년 유동훈(KIA, 0.53)이 마지막이었다. 공교롭게도 권오준과 유동훈 모두 고창성처럼 공의 무브먼트로 타자를 일축하는 사이드암 투수들이다. 제대로 된 무브먼트가 바탕된다면 꿈이 아니라는 고창성의 속내도 알 수 있다.
“사람인 만큼 어려운 목표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잖아요. 올해가 안 되더라도 내년이 있고 또 그 다음이 있고. 올해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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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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