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떠나니 착한 토크쇼 ‘승승-힐링’ 뜬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2.14 10: 50

게스트를 당황하게 하는 촌철살인의 질문은 없어도 그래도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일명 ‘착한 토크쇼’가 주목을 받고 있다.
KBS 2TV ‘승승장구’와 SBS ‘힐링캠프’가 바로 주인공. 두 프로그램은 단 한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그의 일대기를 한 번에 훑어본다는 점에서 지난해 종영한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와 궤를 같이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릎팍 도사’는 강호동과 게스트의 기싸움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라면 ‘승승장구’와 ‘힐링캠프’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게스트들이 스스로 입을 연다는 것.

‘승승장구’와 ‘힐링캠프’ MC들은 게스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굴곡진 인생사를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그렇다고 해서 ‘승승장구’ MC 김승우, 탁재훈, 이수근, 이기광과 ‘힐링캠프’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 MC로서 직무유기는 아니다.
이들은 모두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토크 속도를 조절하고 중간 중간에 농담도 던진다. 집단 MC 체제에서도 어느 하나 튀지 않는 조화가 이들 토크쇼를 잘 굴러가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강점은 올해 들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힐링캠프’는 강력한 대선주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출연시켰고 예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영화배우 최민식의 입을 열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능 출연이 잦아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없을 줄 알았던 윤종신 편마저도 ‘힐링캠프’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SBS ‘강심장’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던 ‘승승장구’는 어느덧 100회를 맞아 ‘강심장’을 이기는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수근이 임신중독증으로 신장이식을 받은 아내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둘째 아들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린 모습은 ‘승승장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개그맨 뿐 아니라 예능을 꺼렸던 이들도 '승승장구'를 찾을 예정이다. 14일에는 심수봉이 '승승장구'를 통해 17년 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선다.  
분명히 독했지만 독해서 더 재밌었던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는 아직 크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착해서 귀를 기울이게 하는 ‘승승장구’와 ‘힐링캠프’가 강호동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우고 있다는 것. 이 두 프로그램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진정성 있는 공감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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