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프로 데뷔 13년차를 맞는 베테랑 우완 투수 이용훈(35)은 최근 2년 동안 1군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1군에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2년은 1군 11경기에만 출전, 3패만을 기록했다.
이용훈의 장기는 최고구속 140km 후반에 이르는 빠른 공과 묵직한 공 끝이다. 그렇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떨어지고 기복이 심한 게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1군에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이용훈은 에이스였다. 2010년과 2011년 이용훈은 2년 연속 퓨처스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석권했다. 거기에 지난해 이용훈은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비록 퓨처스리그에서 나온 기록이지만 한국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덕분에 이용훈은 SK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2010년 7000만 원까지 올라갔던 연봉은 올 시즌 4500만 원까지 깎였다고 치지만 젊은 투수들은 계속 치고 올라오며 이용훈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이용훈은 사이판-가고시마 캠프에서 그 누구보다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이용훈의 일취월장한 기량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양 감독은 “투수 가운데서 훈련 모범생은 이용훈”이라고 꼽으며 “작년보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 구속이 더 올라갔고 공 끝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체인지업을 장착했는데 본인에게 딱 맞는 것 같더라. 떨어지는 각도가 좋다”고 했다.
이용훈은 올 시즌 선발투수 후보군 가운데 하나다. 양 감독은 “가고시마 캠프까지 온 투수들 가운데 불펜 4명만 제외하면 모두 선발 후보”라고 공언했기에 이용훈도 선발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양 감독은 발전한 이용훈의 기량을 두고 “지금 공이라면 1군 진입을 물론 그 이상도 노릴 만하다”면서 “올해 일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MBC 최효석 해설위원 역시 이용훈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용훈에 대해 “언제나 열심히 하는 선수다. 이용훈이 상당히 의욕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코칭스태프도 입을 모아 “이용훈의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출발은 순조롭다. 장원준의 이탈로 공백이 생긴 롯데 마운드에 이용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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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