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코미디 빅리그 시즌2'(이하 코미디 빅리그)의 판도가 KBS에서 SBS로 변화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코미디 빅리그' 정규리그. '영원한 승자는 없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룬다' 등과 같은 스포츠 정신을 기반으로 한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해 9월 출범해 옹달샘(유상무 장동민 유세윤)의 우승으로 시즌1의 화려한 막을 내린 바 있다. 시즌1에서는 역시 KBS 출신 개그맨들이 리그 상위권에 포진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기를 강조한 KBS 식 개그가 친숙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시즌2에서는 SBS 출신 개그맨들이 강세다. 지난 11일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 8회에서는 라이또(이용진, 양세형, 박규선), 개파르타(김민수, 유남석, 이종석), 졸탄(한현민, 이재형, 정진욱), 따지남(김필수, 박충수, 윤진영, 조우용), 아3인(이상준, 예재형, 김기욱)이 3위를 제외하고 1위부터 6위까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3위는 아메리카노가 차지했다.

라이또는 예삐공주, 찐찌버거, 게임폐인 등의 캐릭터로 인기몰이 중이다. '우쭈쭈 우쭈주' 양세형, '완전 조으다' 이용진, '세요나 프레' 박규선까지 시청자들의 강한 인상을 남겼다.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을 성대모사한 개파르타의 '양꾼 기획'도 눈길을 끌기는 마찬가지. 이들은 외국인 가수지망생과 혀 짧은 양꾼을 웃음 포인트로 한다. 아3인은 시즌1부터 관객모욕이라는 코너로 관객과 소통했다. 이들은 관객 중 한 명을 송 이병으로 지정해 무대 위에 올리는 형식을 유지하되 귀여운 닉네임을 가진 우락부락한 '아르미(ARMY)'를 데려왔다. 지난 주에는 방송인 샘 해밍텅을 '나비(NAVY)'로 등장시켜 폭소케 했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며 호흡을 맞춰왔다는 졸탄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후보에 들지 못한 졸탄은 종합편성채널 MBN '개그공화국'에도 출연하며 '코미디 빅리그' 이후 바빠진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이쯤되면 SBS의 독주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현상은 '코미디 빅리그' 시즌2 1회부터 예견됐다. 옹달샘, 아메리카노의 낙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따지남, 라이또가 강세를 보이며 상위 3개 팀에 이름을 올렸다. KBS가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SBS는 빠른 호흡과 순발력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빠르게 주고 받는 대사로 관객들을 쉴틈없이 몰아붙인다. 소위 말하는 받쳐주는 캐릭터와 때리는 캐릭터가 확실하게 구별된다는 특징을 갖기도 한다.
'코미디 빅리그' 8라운드 현재 누적 순위는 라이또가 1위, 그 뒤를 아메리카노, 아3인, 개파르타 순으로 따르고 있다. 5위 옹달샘, 6위 따지남, 7위 개통령, 8위는 졸탄이다.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경쟁의 강도도 강해질 전망이다. 정규리그 8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는 2배의 승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오는 3월 3일부터 시작하는 챔피언스리그(5라운드로 구성) 진출팀을 결정한다. '코미디 빅리그' 관계자는 "남은 2번의 승부에서는 우승컵을 놓고 다투는 상위권 팀들의 경쟁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위권 팀들의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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