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빠져 나갔지만 롯데 타선은 여전히 수준급으로 꼽힌다. 지난해 롯데는 1번부터 9번까지 피해 갈 타선이 없었다. 특히 롯데의 미래를 책임질 '영건 3인방'인 전준우(26), 황재균(25), 손아섭(24)이 있기에 든든하다.
롯데의 세 '영건'의 공통점은 호타준족이다. 전준우는 2010년 시즌 중반부터 주전으로 출전하며 19홈런 16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손아섭은 지난해 15홈런 13도루로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황재균 역시 2009년 18홈런 30도루를 올린 바 있다. 세 타자 모두 충분히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릴 잠재력을 갖췄다.
20-20은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에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총 21명의 선수가 33번의 20-20을 달성했다. 지난 2년 동안 가입자가 나오지 않을 만큼 희소성이 있고 뜻 깊은 기록이다. 그렇기에 많은 선수들의 목표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롯데는 30년이라는 긴 구단 역사 속에서 단 한 명도 20-20 기록 달성자를 배출하지 못해 목마름이 더욱 강하다.

롯데를 이끌어갈 세 명의 타자는 모두 20-20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전준우는 톱타자로 출전하며 스윙 스타일이 바뀌어 홈런이 11개로 줄었다. 올해는 다시 중심타선으로 돌아갈 것으로 확실시돼 전준우는 마음껏 장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작년 '20-20 가입'을 당차게 선언했었지만 홈런이 부족했던 전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따로 숫자를 의식하지 않겠다. 최선을 다 하다보면 자연히 따라올 기록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황재균 역시 20-20 가입을 선언했다. "롯데에서 단 한 번도 안 나온 기록기에 꼭 달성 해보고 싶다"고 밝힌 황재균은 "부상 방지를 위해 캠프에서 어깨 보강운동과 스트레칭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실책 개수를 줄이기 위해 수비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황재균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 체중을 2kg 늘려 91kg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공포의 8번 타자'로 불렸던 황재균의 올 시즌 타순은 아직 미정이다. 양승호 감독은 타선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조합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찾을 계획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시즌 초와 말미에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15홈런-13도루를 기록했다. "발목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쉽다. 올 시즌은 반드시 풀타임 출장으로 20-20에 도전 해보고 싶다"고 밝힌 손아섭은 현재 부상이라는 복병에 또 마주쳤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사이판에서 정상적으로 훈련 스케줄을 따라가지 못했던 그는 오른발에 봉와직염이 걸려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싣어야 했다. 현재 "다른 선수보다 3~4배 열심히 해서 개막전에 몸을 맞추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셋 모두 20-20에 가입할 능력은 충분하다. 만약 세 선수가 나란히 20홈런을 기록, 장타력을 뽐낸다면 이대호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여기에 20도루씩 더한다면 기동력을 갖춘 롯데의 득점루트는 더욱 다양해진다. 아직 같은 해 한 팀에서 세 명의 20-20 가입자가 나온 역사는 없다. 겁 없는 세 영건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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