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타자감을 키워라'.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의 외야수는 모두 8명. 20대 선수는 최진행과 양성우 둘 뿐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는 모두 30대 선수들이다. 올해 당장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는 한화 입장에서는 즉시 전력이 될 만한 선수들이 우선 고려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남해 잔류군 캠프에서는 젊은 외야수들을 집중 조련시키며 차세대 1번타자감을 키우는데 힘쓰고 있다. 정영기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핵심적으로 신경 쓰고 있는 대목이 바로 1번타자감 발굴이다. 이상훈(25) 김재우(21) 오준혁(20) 임신호(20) 등이 바로 그 대상들. 지난 몇 년간 끌어모은 테이블세터 자원들이다.

경북고-성균관대 출신으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지명된 이상훈은 데뷔 첫 해 시즌 막판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 171cm-75kg으로 체격은 작지만, 공수주에서 빠르고 강단있는 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는 뭔가를 보여 줘야 할 입장이다.
2009년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투좌타 김재우도 주목 대상이다. 지난해 2군서도 83경기 타율 2할9푼 21타점 16도루로 활약했다. 한대화 감독이 "센스가 좋아 힘만 붙으면 야구를 잘 할 것"이라고 기대를 갖고 있다. 발이 빠르고 공을 맞히는 데 자질이 있다.
역시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64순위로 지명된 오준혁도 187cm-80kg의 키크고 발빠른 우투좌타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2군에서 99경기 타율 2할5푼3리 24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체력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즌 초반 폭발적인 활약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덕수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7라운드 전체 49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우투우타 임신호도 빼놓을 수 없다. 우투우타 외야수로 안정된 수비가 강점이다. 지난해 2군에서 70경기 타율 2할5푼6리 7타점 14득점 6도루를 올렸다. 한화에 부족한 발 빠른 오른손 외야수라는 희소성을 앞세워 외야와 테이블세터 한 자리를 노린다.
올해 한화의 테이블세터는 강동우-한상훈으로 짜여진다. 강동우는 팀 내 야수 최고참이고, 한상훈도 주장으로 고참급에 속한다. 향후 이들을 대신할 테이블세터감을 키우는 게 중요한 과제다. 한대화 감독도 "강동우 이후 1번타자를 맡을 만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 잔류군 캠프에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젊은 선수들이 대안으로 떠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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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김재우-오준혁-임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