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어왔을 때 잠깐 함께 했었지요. 그 때도 성격 좋고 느낌 좋은 유망주였어요".
고정식 두산 베어스 배터리코치가 오랜만에 재회한 주전 포수 양의지(25)의 발전상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04~2005시즌 두산에서 배터리코치로 재직한 후 롯데-SK를 거쳐 지난해 11월 다시 두산 배터리코치직을 맡은 고 코치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전지훈련서 양의지와 용덕한(31), 최재훈(23), 신인 박세혁(23) 등 포수진의 훈련을 지도 중이다. 고 코치는 카리스마로 억누르기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며 기를 북돋워주고자 노력 중이다.

고 코치에게 오랜만에 만난 양의지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았다. 2006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2차 8순위로 입단했던 양의지는 2010년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시즌에도 3할1리 4홈런 46타점에 도루저지율 4할1푼3리(2위)를 기록하며 주전 포수로 점차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05년 9~10월 잠깐 함께 했었지요. 그 때 의지가 신인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니까. 후순위로 입단했습니다만 느낌이 좋았어요. 포수로서 힘은 좀 없어 보였는데 워낙 모나지 않은 성격을 지닌 친구라 경험을 쌓는다면 정말 좋은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힘이 많이 붙었더라고요".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인 주전 포수가 기특했는지 고 코치는 환하게 웃었다.
뒤이어 고 코치는 "최재훈은 일단 경기 경험을 더 쌓아야 하고 박세혁은 선배들을 많이 보고 배워야 한다"라며 양의지와 용덕한이 1군 포수로서 활약해야 하는 비중이 아직 크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의지가 홈플레이트를 딱 지키고 포구를 준비한다면 덕한이는 스트라이크 존을 잘게 쪼개 곰살맞게 공을 받아주는 스타일"라고 이야기한 고 코치는 양의지가 타자 상대 요령에 대해 아직도 공부에 매달린다고 밝혔다.
"의지는 보완이라기보다는 그 기술을 갖고 좀 더 유려하게 만드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스스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부족한 것 같다'라며 그 부분을 더욱 연습하고 있어요. 분명 나이에 비하면 잘 하는 것이 사실인데 상황에 따른 볼 배합이나 투구 분배 등에 대해 조금 더 노력 중입니다. 그에 대한 요령을 갖춘다면 정말 대단한 포수가 될 겁니다".
크지 않은 체구에도 사람 좋은 웃음으로 또래 투수들을 다독여주던 유망주 포수가 이제는 당당한 팀의 신인왕 출신 주전 안방마님으로 성장했다. 아직 성실함을 잃지 않고 훈련에 매진 중인 양의지에 대해 고 코치는 기특하다는 이야기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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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