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과 윤호영 그리고 로드 벤슨이 전부가 아니다.
원주 동부가 최소경기(47경기)·최단기간(123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데는 '트리플 타워' 윤호영-김주성-벤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높이-스피드 모두 가능한 트리플 타워의 존재는 동부의 무한 질주를 이끈 원천이었다. 그러나 김주성·윤호영은 "우리들만 잘한 게 아니다. 또 다른 숨은 공신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성이 꼽은 숨은 공신은 포인트가드 박지현(33·183cm)이다. 동아고-중앙대 동기로 2009-2010시즌부터 동부에서 3시즌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절친이다.

김주성은 "올 시즌 지현이가 잘했다. 처음 우리 팀에 트레이드돼 왔을 때만 해도 고생을 많이 했다. (강동희) 감독님이 워낙 눈높이가 높으셨고 더 잘하기 바랐다. 지현이가 무언의 압박에 힘들어했는데 1년, 1년 잘 이겨냈다. 올 시즌 경기 조율도 잘 했고, 3점슛도 잘 넣어줬다. 우리팀 우승의 숨은 조력자"라며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박지현은 올 시즌 43경기에서 평균 9.9점 4.5어시스트 1.3스틸로 활약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39.5%로 좋아졌다. 지난 시즌까지 부정확한 외곽슛이 아쉬움으로 지적됐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외곽슛을 보완하며 골밑에만 집중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여기에 매끄러운 조율로 자칫 뻑뻑해질 수 있는 트리플 타워를 잘 이끌었다.
MVP급으로 성장한 윤호영은 팀의 최고참이자 주장 황진원(34·188cm)을 숨은 공신으로 꼽았다. 윤호영은 "진원이 형이 부상으로 몸도 안 좋은데도 많이 참고 뛰었다. 힘들 때마다 오히려 한 발씩 더 뛰었다"며 "경기 중에는 아픈 것을 잊는다. 경기가 끝난 뒤 아프다고 할지 몰라도 경기 중에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황진원은 올 시즌 팀의 47경기 중 44경기를 뛰었다. 평균 7.2점 2.2어시스트로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동부의 수비농구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윤호영도 "진원이 형은 수비를 정말 영리하게 잘한다. 특정 선수를 끈질기게 따라붙고, 필요할 때마다 도움 수비도 잘해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박지현과 황진원 모두 강동희 감독 체제에서 동부에 들어온 선수들이다. 강 감독은 "지현이나 진원이 모두 다른 팀에 있을 때보다 우리 팀에 온 뒤 많이 안정감이 생겼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지현과 황진원의 백코트 없이는 동부의 최소경기·최단기간 정규리그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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